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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 - 내 아이와 나를 지키는 인간관계 시크릿 노트
강빈맘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나가는 이유라니.
책 제목부터가 너무나 통쾌하다. 살면서 겪는 난이도 최상의 인간관계가 바로 엄마들 모임이라며 엄마들 모임에서의 미묘한 심리들을 적나라하게 써놓았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해설에 관계전문가가 쓴 글인 줄 알았지만 저자는 외국어 강사활동을 하다 출산 후 전업주부를 하는 엄마였다. 어쩜 이리 말을 잘하시지? 엄마들 관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책을 읽어온 저자는 다양한 심리학 이론을 근거로 문제의 원인과 답을 찾았고, 이를 주변 사례에 적용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져있다.
엄마의 입장에서 읽으니 책에 몰입해서 후루룩 읽게 된 책이기도 하다. 모든 말들이 구구절절 다 마음에 와닿았으나 엄마가 아니여도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은 누구나 읽어도 공감할 책이다.

'언어 발달은 곧 지능의 발달로 이어진다. 엄마가 수다쟁이처럼 아이에게 말을 많이 걸고 상호작용도 자주 해야 아이의 언어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는 수다쟁이 엄마에 관한 신화 때문이다. 이 신화는 아이가 언어 발달이 느린 원인을 엄마에게서만 찾는 편협한 입장이다. 아이의 언어 발달은 엄마와의 상호작용이라는 단일 요인이 아닌 구강계와 그 주변 근육의 운동성, 아이의 기질, 유전 등 복합적인 요인과 관련되어 있다. 또 말을 하는 것보다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육아 전문가들에 의하면, 발화가 조금 늦더라도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생후 15개월인 둘째는 아직 할 수 있는 단어가 엄마, 맘마 뿐이다. 내가 보이지 않을 때 다급하게 엄마, 엄마 할 뿐 어~어~ 라는 표현만을 주로 한다. 첫째는 이시기에 몇몇 단어를 말했던 거 같은데.. 마침 예방접종 할 때가 되어 소아과에 방문해 의사쌤에게 여쭤보았다. 15개월아기인데 말을 잘 하지 않는다고. 그러자 의사쌤께서 웃으시면서 15개월에는 원래 말을 못한다고, 어른이 하는 말을 이해하면 괜찮은 거라고 하셨다. 괜히 멋쩍어 둘째여도 텀이 길어 다 까먹은 거 같다고 말씀드렸네. 최근 우리 둘째와 셋째가 동갑내기인 엄마와 이 이야기를 하니 자기도 똑같다며 함께 웃었다. 경험을 했던 엄마도 아이발달 걱정은 안할 수가 없나보다.

엄마들과의 관계가 육아만큼이나 어렵다. 아이라는 공감대로 초고속으로 친밀감을 형성하지만 막상 서로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러니 본의 아니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오해를 빚을 때도 있다. 하지만 엄마들과의 관계가 쉽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여유가 없는, 다시 말해 어린아이를 키울 때 맺는 인연이라는 점이다.
육아가 유난히 힘든 시기가 있는데, 그때는 인간관계에 쓸 에너지가 부족하다. 그래서 육아로 많이 힘든 시기에 서로 위로하려 만난 엄마들끼리 도리어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이 생기고 만다.

"어딜 가나 열 명 중 두명은 나를 싫어하고 일곱 명은 관심 없고, 한 명은 나를 좋아한다."
내 삶에 그리 중요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인정받으려 애쓰는 건 시간 낭비다. 소중한 관계에만 애쓰고 살아도 부족한 게 인생이니까.

다양한 사례들을 보며 엄마들의 관계는 참 피곤하다 생각이 들다가도 엄마이기에 놓을 수 없는 관계이니 씁쓸하기도 했다. 특히 작가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큰 울림이 있었다. 나도 아이에게 '인생전환점'을 줄 수 있는 엄마일까? 생각해보았다.
결론적으로 엄마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나의 자존감을 먼저 높이고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것. 혼자이길 선택했다해도 그 선택을 응원해준다고 했다. 혼자이길 택한 것이 친구사귀기보다 더 힘든 것이니. 혼자 있는 시간을 충분히 누렸다면, 세상 밖으로 나가 진정한 소통의 행복을 만끽하라고 응원해주고 있다. 딱 나에게 필요한 시기에 와준 선물같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