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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꼬마 문어 꼬뭉이 ㅣ 이야기새싹 1
박현정 지음, 이수현 그림 / 길벗스쿨 / 2023년 10월
평점 :
몇년 전 우연히 <나의 문어 선생님>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어요. 다큐멘터리 감독 크레이그 포스터가 1년간 문어의 일상을 관찰하면서 위안을 얻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인데요. 처음엔 잔뜩 경계심을 품다가도 차츰 마음을 열며 사람과 교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요. 게다가 똑똑한 문어를 보며 참 신기했는데요. 2,000개의 빨판과 여덟 개의 팔다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위기상황에서 위장술을 보이는 문어는 바다에서 가장 영리한 생물 중 하나로 꼽혀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구를 이용할 줄 알고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학습도 가능하지요.

아주 오래 전, <동물의 왕국>이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푹 빠져 있었던 저자는 수박 한 덩이를 바다로 가져가는 문어 이야기를 보게 되요. 바다 생물인 문어가 계곡을 탐험한다고? 수박을 바다로 가져간다고? 바위에 부딪혀 산산조각 난 수박을 말끔히 먹어 치우던 문어의 생생한 기억으로 꼬마 문어 꼬뭉이의 모험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해요.
저학년 어린이를 위해 길벗스쿨에서 새 창작동화 시리즈 '이야기새싹'의 첫 권인 <나는야 꼬마문어 꼬뭉이>가 출간되었어요. 다정하고 용감한 꼬마 문어 꼬뭉이와 친구들의 육해공을 넘나드는 이야기 세편을 담았지요.

어둠 속에서 긴 팔이 달망이와 빠꼼이를 향해 뻗쳐왔어요. 꼬뭉이의 팔이었어요. 달망이와 빠꼼이는 꼬뭉이 팔을 꼭 잡고 바다로 내려왔어요. 작고 연약한 꼬뭉이가 오늘만큼은 형님처럼 든든했어요.
꼬뭉이는 셋 중에서 가장 몸집이 작고 말랐어요. 그런데 오른쪽 세 번째 팔만은 어떤 문어보다 힘이 세요. 위험에 빠진 두 친구를 번쩍 들어 올릴 만큼 말이에요.
또래 아이들보다 몸집이 작지만 똘똘하게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우리 첫째. 또래보다 몸집이 작지만 호기심과 모험심만큼은 바다에서 제일인 꼬뭉이의 모습이 겹쳐 보이더라구요.

인간들 배에 몰래 오르거나, 저 먼 곳에 있는 수박밭에서 수박을 가져오거나 하늘을 날겠다는 꼬뭉이의 무모한 도전들은 위험해보이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꼬뭉이 친구인 달망이와 빠꼼이는 이런 꼬뭉이를 말리 바쁜데요. 꼬뭉이가 이토록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데에는 친구와 이웃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예요. 첫번째 모험은 인간 배에 있는 천돌이를 만나고 싶다는 돌고래 친구 아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천둥호에 오르게 되요. 두번째 모험은 알들을 돌보느라 기운이 없는 뭉게 아줌마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선물하기 위해 수박을 따러가지요. 세번째 모험은 새끼 거북이들을 확인하기 위해 하늘을 날려고 해요. 이에 작가는 "친구와 이웃을 위해서라면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사랑꾼이라 소개하며 어린이 독자들에게 꿈은 몸집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요.

꼬뭉이는 얌전히 앉아 있는 것만 빼고 뭐든지 잘해요. 해 보고 싶은 것이 생기면 반드시 해 봐야 직성이 풀려요. 남들과 똑같은 건 싫어요. 언제나 독특하고 새로운 걸 좋아하죠.
꼬뭉이는 모험을 좋아해요. 그래서 꼬뭉이는 언제나 바빠요. 여덟 개의 팔과 거기 붙어 있는 빨판들도 덩달아 쉴 새가 없지요 움켜쥐고 맛보고 탐색하느라 말이에요.
덕분에 팔 힘은 나날이 세졌어요. 오른쪽 세 번째 팔과 거기 붙어 있는 456번째 빨판은 특히 힘이 세요. 가끔 친구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죠.

한밤중에 알에서 깨어난 아기거북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고 바다로 돌아가야 하지만 육지에 설치된 조명 때문에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요. 아리가 천둥호에 부딪힌것처럼 돌고래 관광선박으로 실제로 많은 골고래들이 다치고 있구요. 인간의 편의와 즐거움을 위해 만든 시설 때문에 동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참 안타까웠어요. 동물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인간과 공존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해야할 지 고민해야 할 때예요.
꼬뭉이의 용감한 세 가지 모험담에 아이들도 이해하기 쉬운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잘 담겨 있어 저도 아들도 재미나게 읽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