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모국어인 한글보다 영어 교육에 더 관심이 많이 가는거 같아요. 모국어는 양육자가 주로 사용하는 언어이니 그냥 당연히 늘겠지, 또 책을 많이 읽어주니 어휘력도 같이 늘거야, 라며 안일하게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모국어 말하기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 그렇다면 아이 언어 능력 향상의 핵심인 말하기 연습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아이와 주고받는 일상의 대화 속에서 언어 자극과 말하기 연습이 주어질 때 비로소 아이의 언어능력이 자라난다고 해요. 아이는 생활 속 말하기 연습으로 맥락을 갖추어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아이의 말하기 연습>은 책을 읽어도 늘지 않았던 어휘력과 독해력을 어떻게 키워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이고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언어학적 이론과 저자의 언어 육아를 통한 경험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예요.

17년차 한국어 교육 전문가가 알려주는 아이의 언어능력 키우는 말하기 연습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어요~
옹알이하는 아기때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읽을 수 있는 부모 필독서예요!
아이의 언어능력을 키우는 일상 속 말하기연습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어요. 주로 저자의 아이와 저자가 한글을 가리친 외국학생들의 대화가 예시로 나와 친숙하고 이해하기도 쉬워요.

p.18
튼튼한 모국어 실력은 외국어 학습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모국어 실력은 아이들의 지능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양질의 모국어에 지속적으로 충분히 노출된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지능이 더 높았으며 이후 한국 성적 역시 더 좋았습니다.
만 3세의 구어 능력을 통해 만 5세 때의 읽고 쓰는 능력을 예측할 수 있었으며, 만 5세 때의 구어 능력은 만 8세의 읽기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즉, 어린시절에 양질의 모국어에 충분히 노출되어 모국어를 마음껏 사용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아이들의 미래의 학습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p.31
아이의 발화를 더욱더 구체적이고도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아이의 의도를 정리해서 부모가 다소 복잡한 구조로 바꾸어 다시 한번 되묻는 것은 아이의 말하기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방식의 대화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야 한층 더 명확하게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는 것입니다.
물? -> 목이 마르다고?
응 -> 아, 목이 말라서 '물주세요' 라고 했구나.

p.134
만 5세가 될 때까지 1초에 상당한 양의 새로운 뉴런 연결이 발생하는데요. 아이가 매일 경험하는 하나하나의 크고 작은 사건들은 뉴런과 뉴런을 연결합니다. 이때 얼마나 튼튼한 시냅스를 만드는지가 아이의 지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경험의 빈도에 따라 강화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데요.
호기심이 바탕이 되어 내가 선택한 무언가를 배우게 될 때 학습 효과가 가장 높아진 다는 것!

p.196
저는 아이에게 사방치기의 경험에 대해서 '어디에서', '언제', '누구와'와 같은 맥락을 구성하는 정보들을 물어봤습니다. 아이의 발화에서 비어 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고 아이가 그 빈 곳을 채워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는 현재의 맥락을 벗어난 과거의 경험에 대한 서술을 구체적으로 연습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가 놓친 서술의 맥락을 다시 떠올릴 수 있게 계속 자극하는 과정이 바로 아이의 말하기 연습이며 이는 아이의 서술능력을 높여주는 발판이 됩니다.

앞에서 자세하게 서술된 아이 말하기 연습들의 핵심들을 정리해놓은 부분이예요.
바쁘신 분들은 이부분만 읽은 뒤 아이와 말하기 연습을 바로 시작하셔도 됩니다^^
요새 육아서를 읽으며 드는 생각은 엄마가 아이를 위해 생각보다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아이 성장과 영양에 맞는 식단을 준비하는 일, 가정보육 중 아이의 두뇌발달, 창의력발달을 위한 다양한 엄마표 과학놀이와 미술놀이들을 시도하는 일, 다양한 영역의 책을 보여주며 책육아를 하는 일(이제 글밥이 제법 길어져서 입이 바싹바싹 마릅니다 ㅠ), 훗날 모국어처럼 편하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영어를 노출해주는 일 등등..
게다가 이 책은 아이의 언어자극을 엄마가 끊임없이 해줘야 언어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솔직히 전문가가 아닌 이상 아이와 얘기를 할 때 오늘은 아이에게 새로운 단어인 '대범하다'를 알려줘야겠다며 은연 중에 이 새로운 단어를 의도적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예요.
그래서 전 차근차근 쉬운단계부터 시도해보았어요. 아이의 말을 되물어 반응하기, 상세서술유도하기, 책의 제목, 그림등을 보며 다음내용 유추하기 등을 꾸준히 시도해보니 아이의 구어서술능력이 점차 나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요즘 함께 읽던 책놀이 책을 적용해 책 한권을 읽을 때 아이에게 열린 질문을 많이 하며 책을 읽었는데요. 아이의 생각과 이전의 경험들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었고, 평범한 책을 아이에게 특별한 책이 되게 해주었어요. 그리고 저또한 책읽기가 아이에게 읽어주는 숙제가 아닌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되었구요.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그에 맞게 반응하고, 확장해주며, 제가 독서를 통해 꾸준하여 사용하는 언어수준을 높이면 아이의 말하기연습을 자연스럽게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