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끕 언어 - 비속어, 세상에 딴지 걸다
권희린 지음 / 네시간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B급이 대세인 시대이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그동안 영화, 문학, 저널, 패션등 각각의 영역에서 각개 약진을 통해 토해내던 B급의 언어와 몸짓에 대해 이제 드디어 너희들의 시대가 왔노라, 더 이상 눈치보지 말고 당당히 너희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라는 공식적 세례의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B급의 역할과 기능이 인구수만큼이나 다양하게 팽창하는 욕망에 대해 기존 공식으로는 표현될 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 해소의 즉발적 표현을 통한 해소 또는 위안이란 점에서, 특히나 언어에 있어서의 B급 요소는 다른 어떤 영역에서 보다 더 다양하고 즉각적이고 또한 폭발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려서부터 주입되고 주변에서 강요되어온 ‘모범 어린이’, ‘모범 학생’을 거쳐 모범 시민으로 살아온 나에게 있어서 B급 언어는 타인 앞에 결코 드러내서는 안 될 금기 그 자체였었다. 스스로도 B급 언어 사용자와는 질적으로 다른 사람이라는 자의식으로 그들과 구별지었었다. 하지만 나 역시 내 속의 욕망과 쌓이는 분노와 함께 일생 동안 반드시 처리되어야 할 지랄 욕구는 어떤 방식으로든 분출 또는 배설 되어야 했고, 이런 내적 충동은 외적인 교양 시민의 준칙과 충돌 되어 폭발의 임계점까지 치솟아 오르다가 종국에는 혼자말로 중얼거리는 형태로 나타나고야 말았다.
화장실에서, 잠자리에서, 길가다가, 차안에서... 종종 주변 사람을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급작스레 나는 혼자서 무언가를 중얼거리게 되고 그것이 주변에 사람들이 있을 경우에는 그들을 당혹하게 만들곤 햇엇다. 물론 그것에 대한 어설픈 변명을 만들어 내느라 나는 또 식은 땀을 흘려야만 했고 말이다.
아 ‘씨발’.. ‘존나’, 도대체 어떤 ‘꼰대’들이 나에게 이따위 ‘좆같고’ ‘개떡같은’ 어줍잖은 도덕심을 심어 놓아, 내 평생 ‘빠순이’의 추억도 경험 못하게 만들고, 남이 만들어 놓은 삶을 내 인생이라 여기는 ‘짝퉁’의 삶을 살면서 그것이 ‘간지나는’ 삶이라 착각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말이다.
아이들이 그 나이 때면 다보는 빨간책도 더러운 것인양 취급하며 고상한척 온갖 ‘꼴값’은 다하면서도, 혼자서는 영어 사전에서 ‘SEX'를 찾아보고, 소설책에 나오는 남녀상열지사의 장면을 접어두곤 남몰래 두고두고 묵상하는 ’호박씨 까는‘ ’또라이‘ 같은 놈으로 살아오게 만들었냐 말이다.
모처럼 한창 사춘기인 아들 녀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아빠가 되었다는 ‘자뻑’과 함께 아들 녀석들에게 이 책의 내용들을 가지고 ‘주접’을 떨어보았다.
“인석들아, 너희들 뺑끼치다, 꽐라, 쩐다가 어디서 나온 말인줄 알어? ”
어라.. 이 녀석들, 갑자기 ‘뻘줌한’ 표정들을 짓더니 지들 각자 하던 일 하면서 ‘쌩까버리고’ 만다. 아, 젠장 쪽팔려서 어디...
그나저나 이 책의 저자인 권희린 선생님한테 책 잘 읽었다고 문자라도 보내고 싶은데 혹 그냥 '씹어' 버리는건 아닐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