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철수뎐 - 세상의 마음을 얻는 인간경영
조광수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한창 읽고 있던 중에 안철수 후보 사퇴라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버렸다. 안철수와 문재인 두사람의 단일화 과정을 지켜 보면서 아무래도 문재인측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전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다소 허탈하게 단일화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 생각은 아마도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동일했을 것이라 생각되고 그 누구보다 이 책 “근혜철수뎐”을 저술한 저자 조광수 역시 그 누구보다 더 큰 당혹감 속에서 이번 상황을 지켜 보지 않을까 싶다.

 

어떤 인물에 대해서 글을 적는 것을 보통 평전이라 부르는데, 그 인물에 대해 그의 일생에 대한 여정과 더불어 그가 행했던 공과를 객관적으로 잘 기술하고 이에 대해 저자 나름대로의 적절한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그 평전은 오랫동안 수명을 유지하고 많은 독자들의 손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철만 되면 정치인 스스로 홍보용으로 출판하는 자서전류나 또는 비록 타인에 의해 기술 되었지만 일방적인 긍정적 평가 속에 씌여지는 급조된 책들은 그 호흡이 짧을 수 밖에 없다. 본인이 사비를 들여 찍어내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지 않는 이상 서점에서 돈 주고 사서 보는 독자들은 정말 그의 열렬한 지지층이 아닌 이상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어찌보면 그런 면에서 이 책 역시 태생적으로 이번 대통령 선거만 끝나면, 그래서 두 사람 중에 한 명이 대통령이 되든, 혹은 이 책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은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든 간에 이 책의 수명은 아마도 그 순간까지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 역시 처음 책을 손에 잡을 때 단순한 호기심에서 가볍게 읽어 보자는 생각이었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저자에 대해서는 관심도 별로 없었다. 내가 과문한 탓이겠지만 이름도 처음 들어본 분이었고 어떤 학술적인 저술이 아니기에 저자가 쓴 글에 동의가 안되면 안되는 대로, 인정되는 부분은 또 되는대로 그냥 확인해 가면서 읽으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중간 정도 읽고 나서는 책의 앞 날개에 있던 저자의 이력을 차분히 찾아서 읽어 보게 되었다. 책의 내용이 기대했던 이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국립대만대학에서 정치사상을 공부하고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다수의 책을 저술하였고 직접적인 현장 정치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또한 시민활동과 방송 활동을 활발하게 해 오시는 분이셨다. 이 책은 단순히 박근혜와 안철수라는 두사람의 정치 철학이나 공약등을 비교하는 어떤 정치 공학적인 책이 아니다. 비록 두 사람을 비교하고 그들의 강점과 약점을 다루는 내용이 표면에 드러나지만 실제로는 저자의 정치관이 오롯이 드러난 책이라고 본다. 어쩌면 박근혜 안철수는 저자 조광수의 아바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자는 총 4부에 걸쳐서 사람다움에 대하여, 지도자다움에 대하여, 정치다움에 대하여 그리고 세상다움에 대하여 논지를 전개 한다. 각각의 주제에 대하여 저자는 박근혜와 안철수가 가지는 사람다움, 지도자다움의 강점과 장점을 이야기 하고 더불어 정치와 세상에 대한 정치가의 자세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앞의 각각의 단어들이 아닌 바로 ‘다움’이라고 하는 단어인 것이다. “~답다”라는 것 자체는 이미 그 단어 자체에 가치 판단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단어이다. “~답다”라고 하는 것에 100% 동의가 이루어지는 절대 명제가 있을 수가 없다고 볼 때 결국 사람다움, 지도자다움이라는 주제 속에 두 사람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할 때는, 이미 저자가 설정한 사람다움, 정치가다움의 기준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이 책은 박근혜, 안철수 두 사람을 내세운 저자 조광수의 정치 철학에 관한 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가볍지 않다. 저자는 중국 전문가로서 논어를 바탕으로 각각의 “~다움”을 설명해 나간다. 마치 논어를 4개의 단어를 통해 강해하면서 그 실례를 박근혜 안철수 두 사람을 들어 설명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선거가 끝나더라도, 아니 그것과는 관계 없이 읽어도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는 울림이 있는 책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각각의 “~다움”에 동의 할 수만 있다면 앞으로 시간이 흘러 또 다른 누군가가 정치 일선에 등장하더라도 저자의 시각으로 그의 행태를 재단해 볼 수가 잇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류를 반영하는 책들은 보통 한번 읽고는 다시 들춰보지 않는 법인데, 그래서 책장을 정리 할 경우 제일 먼저 정리되는 부류들 중의 하나이지만 그 속에서 꿋꿋이 살아 남아 책장 속 한 귀퉁이를 차지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하며 기회 되면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