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 산책 1 - 20세기, 유럽을 걷다
헤이르트 마크 지음, 강주헌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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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사.. [유럼사 산책]이라는 큰 글자만 보고 그 위에 씌여져 있던, [20세기, 유럽을 걷다]라는 부제를 보지 못한 것이 서점에 들려 책 냄새 맡아가며 책을 꼼꼼히 살피지 못하고 인터넷으로 책을 덜컥 선택할 때 발생된 첫 번째 실수였고 그것에 의한 두 번째 실수는 책의 내용이 정통 역사서가 아닌, 책을 쓴 저자가 일년 동안 유럽을 여행하면서 지난 한 세기 동안의 유럽의 역사를 특정 사건 또는 인물을 통해 정리한 여행기 + 역사서라는 점에서의 실수라면 실수였으며 세 번째는 책이 일,이권 합쳐 장장 1500여 페이지라는 점을 확인하지 못한 점이었다.
 
서양인이 동양인을 보면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또는 한국인인지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도 서양인들을 보면 미국인인지, 영국인인지 또는 독일인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나에게는 그들의 생김새와 더불어 미국을 뺀 그들의 역사도 부실한 세계사 공부 탓으로 뒤죽박죽 엉기어서 전혀 맥을 잡을 수가 없었다. 유럽 연합이라는 경제적 의미의 공동체를 결성할 정도로 그들에게는 동일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라는 것은 알고 있엇는데, 그리고 그 역사는 고대 로마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점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와 ‘로마 멸망이후의 지중해 세계’ 그리고 근간에 나온 ‘십자군 이야기’를 읽으며 대충 짐작만 하고 있엇을 뿐이어서 유럽사 산책이라는 이 책을 발견하고는 그동안 갈증으로 의식 속에 남아있던 부분을 정리해 볼 수 있겠구나 싶어 덜컥 선택한 책이 위와 기술한 바와 같은 하자(?)가 있는 책일 줄은 몰랐다. 이 책을 고르면서 나는 적어도 각 국가들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분화되었고 그 차이점들은 무엇인지등을 대충은 시대순으로 정리해 볼 수 있을거라고 기대했었던 점에서는 실수라는 점은 맞는 표현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본래 내가 기대했던 점에서는 만족을 주지 못햇지만 다른 점에서는 위의 세가지 실수를 상쇄할 세가지 큰 미덕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은 현재 유럽에 대한 이해의 기초를 다져주고 있다라는 점이다. 비록 통사적인 역사는 아닐지라도 지난 한 세기 동안의 여러 사건 중 분기점이 되었던 개별 사건을 나름대로 시간적으로 자세히 분석함으로서 파편적으로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던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지게 되었다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1500페이지라는 장대한 분량의 책이지만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저널리즘적인 글쓰기 탓에 어렵지 않게 술술 읽혀 나갈 수 있기에 그만큼 완독에 대한 부담을 반감 할 수가 있었던 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워낙 긴 책이라 정해진 시간에 서평을 기술해야 한다라는 부담감에 책을 읽는 도중에 이 글을 쓰고 있다.)
 
세 번째 미덕은 이 책이 기존의 지배자의 입장에서 사건의 흐름만을 기술한 화석화된 서술이 아닌 평범한 민초들의 시각을 담아보고자 했다라는 점이다. 이부분은 저자가 가진 나름의 史觀이겟지만 도표와 연대로만 읽혀지는 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역사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두꺼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인내심만 가지면 읽어 낼 수 있을 친숙한 글쓰기란 점이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하겠다.
 
1999년 1월부터 12월까지 세로운 세기가 시작되기 직전 1년간을 유럽을 여행하면서 발로 쓴 이 책은 유럽의 지난 세기에 대한 이해와 현 세기의 전말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다라는 점에서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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