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무의 빨간 비옷 ㅣ 열무 시리즈 1
민정영 글 그림 / 느림보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열무? 이름부터 희한했다. 이야기 또한 특이하다.
열무한테는 신기한 주머니가 있어.
주머니를 뒤집으면 예쁜 비옷이 돼.
빨리 비가 왔으면 좋겠어.
와, 비 온다!
비옷 입고 밖에 나가 놀 거야.
타닥타닥 통통통. 비가 많이 와도 열무는 괜찮아.
열무는 공원에서 고양이를 만났어.
"열무는 좋겠다. 열무는 좋겠어.
빨간 비옷을 입었으니까."
열무는 고양이에게 비옷을 하나 꺼내 주었어.
열무는,
빨간 비옷을 입은 열무를 부러워하는 고양이에게,
빨간 비옷을 입은 고양이를 부러워하는 종이배에게,
그리고, 붕붕차, 아이스크림, 개미들에게,
마법을 부리듯 비옷을 하나씩 꺼내 입혀주면서 친구가 된다.
타닥타닥 통통통. 비가 많이 와도 우리는 괜찮아.
'타닥타닥 통통통', 비 속에서 즐거운 열무는 친구들과 함께여서 더욱 즐겁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오는 날을 배경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방(주머니)과 비옷을 모티브로,
주변의 사물들을 금새 친구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아이들의 세계가
핑크빛 판타지로 올망졸망 사랑스럽게 펼쳐져 있으며,
단순한 색감의 수채화로 투명하게 그려져 있다.
처음엔 좀 어설픈듯, 생뚱맞은 듯 느껴졌던 그림과 이야기가
점차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 책은 민정영 작가가 처음으로 쓰고 그린 그림책이라는데,
왠지모르게 아이다움이 묻어나는 몽글몽글한 그림의 느낌이 볼 수록 좋아질 뿐더러,
아이들의 세계를 순수하게 그려내는 듯한 이야기와
발랄한 글말의 운율에도 점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작가가 이전에 그린 그림책들도 모아서 보고 싶은 생각.
머지않아 아이에게 예쁜 비옷과 장화를 사줘야지,
아이는 '타닥타닥 통통통', 비 속에서 어떤 상상을 펼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