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
사라 피어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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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빛이 우리를 비추면>, 사라 피어스 #도서제공

🏷눈사태로 고립된 호텔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 주인공 엘린은 남자친구 윌과 함께 동생 아이작의 약혼파티에 참석하고자 <르 소메> 호텔에 방문했다 꼼짝없이 갇히게 된다. 그 와중에 호텔 수영장에서 직원 아델의 시신이 떠올라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아델이 방독마스크를 쓰고 손가락 몇 개가 잘린 참혹한 상태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동생 아이작의 약혼녀이자 엘린의 친구인 로라 또한 실종된다. 엘린은 강력계 형사를 휴직한 상태이지만 호텔 주인 루카스 카롱의 요청으로 초동 수사를 진행하기로 한다.

사람들이 고립된 호텔에서 죽어가는 걸 보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사알짝 생각나긴 했다. 살인자와 같이 고립되어 나도 언젠가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는 클리셰는 추리소설에서 항상 매력적인 소재다. 또한 소설의 배경이 되는 <르 소메> 호텔은 무척 현대적이고 아름답다. 호텔 전면 유리창으로 비치는 눈은 오싹하고 환상적으로 느껴진다. 또 과거 요양원이었던 시절의 물건들을 유리상자로 진열해둔 모습이 뒷표지에 있는데 왠지 모르게 섬뜩한 느낌을 준다.

이 아름답지만 오싹한 호텔 풍경에 주인공 엘린의 불안한 내면 묘사가 어우러져 소설 전반에 긴장감을 만든다. 엘린은 막내동생 샘의 죽음에 아이작이 연루되었을 거라 생각하고, 아이작과 로라 등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을 의심한다. 공황장애로 인해 강력계 형사를 휴직한 상태이니만큼, 엘린은 매사에 예민하고 날카롭다. <르 소메> 호텔에 도착했을 때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는 엘린의 두려움은 독자들로 하여금 덩달아 긴장하게 만든다.

도파민이 싸악 도는 소설이라기 보다 어딘가 어긋나 끼익 소리를 내는 불협화음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스릴러 소설에 가깝다. 게다가 충분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혼자 수사를 벌여야 하는 엘린은 자꾸만 헛발질을 하기 일쑤다. 나의 추측은 계속해서 틀리고, 주인공 엘린도 자꾸 어긋나고, 반전 아닌 반전이 계속된다. 이는 호텔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인물들 사이의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과거 요양원에서 발생했던 일들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요양원과 관련된 사건이라 추측했기 때문에 옳다구나 했는데 마지막에 또 다른 반전이 있었다...🫠

잘 짜인 트릭과 감정묘사 외에도 여성을 향한 폭력과 억압 등 무거운 주제 또한 담겨 있는 소설이다. 여기에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와 전개방식도 소설을 흥미롭게 만드는데 한몫 보태고 있다. 매일매일 불바다가 펼쳐지고 있는데, 하얗게 눈이 쌓이는 소설 속 풍경과 밀실 안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본다면 조금 더위가 가실지도🤭?


🔖샘이 죽은 이후 뭔가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매번 결승선을 향해 달리지만 결승선은 항상 발이 닿기도 전에 사라져버린다.(p.316)

🔖긴장을 풀고, 경계를 완전히 늦출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리는 편이 최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시간이 가장 달콤하니까.
행복과 공포 사이의 그 자그마한 틈새가.(p.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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