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디바이디드 : 온전한 존재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4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언디바이디드 : 온전한 존재>, 닐 셔스터먼 #도서제공
🏷정말 완벽한 시리즈 마무리였다! 넷플릭스 드라마 한 시즌을 밤새워 본 듯한 느낌이다. 임신 중절, 자본주의, 윤리가 부재한 과학 기술의 진보 등 무거운 문제들로 가득찬 소설이니 일견 지루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매력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들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면서도, 미친듯한 스릴과 박진감으로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든다. 4편이나 되는 긴 시리즈인데도 늘어지는 부분이 단 한 군데도 없다. 어서어서 이 소설을 보세요😭
이번 시리즈는 코너와 리사, 레브, 헤이든, 캠 등 우리의 주인공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언와인드 라는 제도에 저항하는 얘기이다. 레브는 언제나 그랬듯 자기를 희생하는 방식으로 세상에 도전하고자 한다. 캠은 영리하게 능동적 시민을 무너뜨릴 방법을 찾고, 헤이든은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하여 라디오 방송으로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자 한다. 코너의 도박은 리사와 다른 인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거기에 군용 리와인드, 장기 프린터 기술 등 언와인드 제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일련의 정보들이 공개된다. 혼자만의 노력이었다면 세상은 절대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사건들이 쌓이고 쌓여 사람들은 어느 순간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이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무슨 짓을 한거지? 라고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매 순간 코너가 내리는 선택들이 정말 인상 깊었다. 스타키를 대할 때에도, 캠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코너는 항상 내 예상을 뛰어넘는다. 다른 인물들도 많지만 나의 최애는 코너와 리사😭! 그리고 제일 아픈 손가락인 레브... 사실 세상을 구하지 않고 숨어서 편안하게 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상의 부조리함에 저항하는 모습이 큰 울림을 준다. 이게 바로 영어덜트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여기에 연대의식과 끈끈한 관계성까지 더해지니 덕후는 시도 때도 없이 벅차오르고 감동 받는다.🥹
소설의 제목 <언디바이디드, 온전한 존재>는 시리즈 내내 이어진 주제와 맞닿아 있다. 인간은 분해되거나 해체될 수 없는 존재이다. 사이파이가 타일러 공동체를 만든 방식이나, 윌의 기억을 가진 캠을 보면 인간은 해체되어도 여전히 거기에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아직도 임신 중절이나,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내 생각을 한 마디로 정리하긴 어렵다. 언와인드 디스톨로지는 현실 문제들과 깊게 연관되어 있으며 결코 가볍지 않다. 임신 중절을 금지하는 문제나 돈을 받고 임신을 하는 대리모 등, 생명이라는 문제에 있어 과연 인간의 자유의지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 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율성은 양립할 수 있는 것인지 등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없는 논쟁들이 첨예하게 대립된다. 그럼에도 단 한가지 말할 수 있는건 이 소설이 생명과 윤리라는 철학적인 논의를 재미의 영역으로 끌고 왔다는 것이다. 철학과 재미가 어울리는 단어인가 싶은데, 언와인드 디스톨로지는 이 어려운 일을 해낸다!
소설을 읽으면서 파격적인 전개에 충격을 받은 적이 많은데, 스포 때문에 얘기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 그저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수확자는 죽음을 정복한 미래 이야기라 SF 디스토피아 느낌이 강했는데, 언와인드 디스톨로지는 현재와 더 가깝게 느껴진다. 게다가 인류의 역사에서 한 순간에 최악의 선택으로 다다른 사건들이 많다보니, 소설 속 역사 또한 그럴법하게 느껴진다.
다음엔 또 어떤 충격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려낼지, 얼마나 우리 사회를 닮았을지, 닐 셔스터먼의 다음 작품이 무척 기다려진다.(그나저나 이 시리즈 외전도 있다고 하는데 출간이 되겠..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이 합쳐져 사회에 양심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걸 일깨워 줄 무작의적 사건들이 뒤죽박죽으로 일어나야해.(p.35)
🔖각각의 순간이 사라지기 전까지 그 순간 안에 머문다. 그의 심장 박동이 기억이 될 때까지. 기억마저 기억이 될 때까지. 그를 이루는 모든 것의 핵심이 원자 처럼 쪼개져, 기다리고 있는 우주로 에너지를 방출할 때까지.(p.431)
🔖하지만 이런 혼란의 와중에는 꼭 잡은 손이 위안의 오아시스다. 두사람 모두에게 그렇다.
"우리가 전부 사악한 건 아니야" 남자가 말한다.
"우리도요." 지반이 대답한다.
🔖"저는 한 번도 어린아이였던 적이 없어요." 레브는 오직 그만이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슬픔을 담아 말한다. "저는 십일조였고, 박수도였고, 도망자였지만 어린아이였던 적은 한번도 없어요."
"그러면 이제 아이가 되렴. 네겐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단 하룻밤만이라도 아이가 돼."(p.240)
#언와인드디스톨로지#언디바이디드#온전한존재#닐셔스터먼
#열린책들#서평단#책스타그램#북스타그램#SF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