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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25년 6월
평점 :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도서제공
📙상해 치사로 2년을 복역하고 나온 '준이치'는 교도관 '난고'에게 사형수의 무죄를 같이 증명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준이치는 자신으로 인해 폭싹 주저앉은 집안의 사정을 생각하고 익명의 후원자가 제안했다는 거액의 의뢰를 받아들인다. 사형수 기하라 료는 사건 당시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며, 남은 것은 공포의 계단을 오르던 기억 뿐이다. 준이치와 난고는 사건이 벌어진 위치에서 계단이 있을 만한 장소를 뒤지고 다닌다. 과연 그들은 사형수의 무죄를 밝힐 수 있을까.
🏷교도관 '난고'가 이 의뢰를 받아들인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두 번의 사형 집행 경험으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 죄책감으로 인해 무고할 지도 모르는 사형수를 구원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제도가 폐지된 국가라 사형제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특히 그 사형을 집행하는 이들의 고뇌에 대한 것은 더더욱. 이 책은 사형을 당하기 전 느끼는 공포나, 사형을 집행하는 이들의 고뇌가 절절하게 드러나 있어 우리 현실과 먼 문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만든다.
5살,7살 어린 아이들을 강간하고 살해한 자는 죽어 마땅한가 라고 물어봤을때 머릿속으로는 그럴만 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그 사형을 집행하는 당사자가 되는 건 다른 문제다. 검사 입장에서도 내가 과연 진짜 범죄자에게 사형을 구형했는가 하는 의문이 항상 뒤따를 것이다.
또 사형을 집행하는 시기라던가, 사면의 기준이 너무 정치에 휘둘린다는 점도 문제이다. "죄지은 자는 죽어 마땅하다"라고 생각해도 그걸 입밖에 내는 건 다른 문제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형제도 폐지가 인도적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책 속에 나오는 일본의 정치인들은 임기를 마치기 직전에나 사형 집행서에 도장을 찍게 된다. 이런 걸 보면 과연 사형제도가 존재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범죄자의 사형을 바라는 피해자 유족들이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사형제도 폐지는 너무 어려운 문제이다.
그리고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던 부분은 바로 '개전의 정'이다. 이는 본인이 저지른 죄에 대해 얼마나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 가인데, 그 사람이 진심으로 참회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가서야 인간의 내면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쯤 읽으면 참회 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 가 싶다.
최근 프리다 맥파든의 책을 읽었던 터라 그만큼 박진감이 넘치는 책을 기대했는데, 이 책은 그와 반대로 후반부에 가서야 모든 것이 폭발하는 책이다.(사실 전개가 느린 책이 아니고 빠른 편인데, 내가 너무 도파민에 절여져 있는 듯..) 기억을 잃어버린 사형수의 무죄를 밝히는 것이라, 독자들도 준이치나 난고 만큼의 지식밖에 없다. 그래서 추리할 여지가 적고, 마지막에 가서야 모든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단 한장의 편지로 인해 내가 또 잘못 생각했구나 깨달았다😇..
왜 밀리언셀러인지 알 수 있던 소설. 그리고 정말 일본 추리 소설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의자X의 헌신 때도 비슷하게 느꼈었는데, 잔잔하게 진행되다가 모든 것을 한순간에 터트리는 느낌이다. 다음엔 제노사이드도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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