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킹 라오
바우히니 바라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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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킹 라오>,바우히니 바라 #도서제공

🏷이 책은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매우 흡사해서 SF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솔직히 근 10년 안에 이런 세계가 생겨난다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지금의 국가나 정부 개념이 사라지고, 마스터 알고리즘 "알고"가 정책, 사법, 행정을 책임지는 세상, 하나로 통일된 초국가적 기구가 모든 세계를 통치하는 세계 말이다. 사실 가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산불이 잡히지 않는 찜통 지구 현상은 이미 지금도 벌어지는 일이다.

책의 주된 내용은 미래사회 얘기보단 킹 라오의 인생을 위주로 펼쳐진다. 한 인물의 평전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는 인도 카스트 계급의 최하위계급인 달리트로 태어나, 코코넛이라는 IT기업을 세워 결국 주주위원회의 위원장까지 된 인물이다. 하지만 킹이 만든 "하모니카"라는 신 기술은 64명을 죽게 만들었고, 그는 위원장에서 물러나 몰락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는 킹 라오의 숨겨진 딸인 아테나의 입을 통해 서술된다. 킹의 의도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테나는 뇌 속에 숨겨진 하모니카, "클라리넷"을 통해 킹의 모든 과거를 공유받을 수 있었다. 인도인이면서 스탠포드 대학을 나와 IT 전문가로 성장한 작가의 이력을 생각하면, 왜 킹 라오라는 인물의 서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지 이해는 되지만.. 이보다는 책에서 짧게 나오는 "주주세계"나 "클라리넷" 기술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주주 세계가 오기 전 국가간 빈부격차는 줄어들었지만, 국가 안에서의 빈부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정부는 가난한 자들끼리의 경쟁을 부추겨 민족주의, 국수주의를 더욱 강화한다. 지금 당신이 가난한 것은 이민자들이 당신의 일자리를 뺏기 때문이라고. 트럼프 정부가 외국인의 하버드 유학, 연수를 금지하려고 시도하는 것 또한 이런 일들의 연장선상이다. 요즘 일어나는 일들과 너무 흡사하고 정말 미래에 있을 법한 세계가 그려진다.

이후 미 정부는 국가의 공공사업을 여섯개의 민간기업에 할당한다. 이들은 "이사회"를 만들고, 10년이 채 되지 않아 3분의 1에 해당하는 국가가 이 이사회에 정부의 역할을 양도한다. 이렇게 초국가적인 기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슬픈건 주주세계에서 시민의 삶은 기업의 이익과 연계되어 있어서 사회자본을 얻으려면 기업을 거스를 수 없다. 주주세계에 반기를 드는 사람에겐 사회자본 점수의 하락, 그리고 하층민의 삶이 있을 뿐이다.

"알고"는 모든 사람의 기호와 능력을 파악해 적절한 일자리를 주고, 의식주를 보장해 주는 것 같지만 이는 오히려 원래 부유층이던 사람을 더 부유하게 만들어줄 뿐이다. 이런 미래사회의 모습이나 엑스들의 반란을 좀 더 깊이있게 다뤘다면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사실 마지막까지 하모니카와 아테나를 도입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 킹 라오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기 위해 아테나라는 장치를 택한 것일 테지만.. 디스토피아나 아포칼립스를 좋아하는 나로선 이 부분이 적게 나오는 것이 조금 아쉽다. 그래도 작가의 통찰력에 놀랐고, 현실에 실존하는 인물을 빌린 듯한 캐릭터들과 있을 법한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언젠가는 이 모든 게 끝날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저 레이스 아래 여기서 살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사실은 증거가 필요 없다. 우리는 여기 있었다. 얼마나 큰 행운인가. 무엇을 위해? 우리는 끝없이 답을 요구했다. 무엇을 위해? 무엇을 위해? 무엇을 위해? 무엇을 위해. 하지만 땅에서 자라기 시작한 나무는 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꽃이 피어나 지치고 무거워지면 꽃을 떨구면 그만이다. 우리가 살면서 겪은 온갖 수고로움은 어쩔 거냐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p.539)

⭐️출판사 문학수첩(@moonhaksoochup )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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