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온 40대 남성 '셰바이천'이 이 숯을 피워 자살한 채로 발견된다. 그런데 그의 옷장에서 토막난 시신들이 담긴 수십개의 유리병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단순한 자살사건에서 엽기적인 살인사건으로 변모한다.

옷장에서 발견된 시신은 최소 두구. 경찰은 처음에는 셰바이천이 피해자들을 살해 후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을 것이라 추정한다. 그러나 그의 절친한 친구인 칸즈위안이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이며, 살해된 시신이 칸즈위안의 소설에 나온 사건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더해 셰바이천은 20년동안 밖을 나오지 않은 은둔형 외톨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사건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는데...!

어쩌다 보니 찬호께이의 모든 소설을 읽은 사람으로서 <13.67>보단 쪼오끔 못하지만 <망내인>,<기억나지 않음, 형사>보다 나의 취향이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 터너인 동시에 정통 범죄 추리소설이라 경찰이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또한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뒤통수를 치는 반전도 매우매우 일품이다.(이 정돈 스포가 아니겠지..?) 특히 나란 사람은 작가가 보여주는 단서나 트릭을 전혀 주워먹지 못하는 사람이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초집중하여 책을 읽었다.

메인 스토리 외에 셰바이천의 일기로 보이는 <망자의 고백>이나 <제목 미정의 소설>은 누가 정말 범인인지 추리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커녕 혼란만 가중시킨다. 막상 책을 다 읽고 보면 작가가 이 부분을 통해 힌트를 주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전혀 받아먹지 못...했다. 어쨌거나 매 챕터가 끝날때마다 나오는 이 번외편들이 책의 흥미를 더 북돋우고 뒷부분을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앞부분으로 돌아가 번외편을 읽는 다면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주된 소재는 "고독함"이다. 책의 배경은 코로나 이후의 사회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방 안으로 숨어든 은둔족이나 렌털 애인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다. 소설의 제목이 "고독한" 용의자인 것은 소설 속에 나오는 주요한 인물들이 전부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고층 건물과 삐까뻔쩍한 가게들이 즐비한 홍콩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다. 이런 분위기들은 20년간 방에만 살았던 셰바이천이나 사회 어두운 곳에 내몰린 어린 여성들의 모습과 대비되어 더욱 도드라진다.

작가의 말에서처럼, 사회현상을 반영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추천해주고픈 소설이다. 범죄의 동기나 트릭이 너무 억지스럽지도 않고, 사회적인 배경이나 상황을 생각한다면 정말 벌어질법한 일이다. 찬호께이 소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홍콩 특유의 분위기가 정말 잘 드러난다. 홍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정통범죄 추리소설이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사실 이 책의 사건 흐름이나 추리과정, 반전에 대해 정말 너무너무 얘기하고 싶은데! 스포가 될까봐 말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 하지만 정말 책의 소개나 줄거리만 보고 소설을 읽어가다 보면 마지막 반전에서 정말 놀라게 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강자를 억누르고 약자를 돕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모두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인간은 태생적으로 강자가 되길 바라는 종족이며, 약자를 착취함으 로써 쾌감을 얻는다.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궁극적이고 원시적인 의의일 것이다.(p.166)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