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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스페이스
칼리 월리스 지음, 유혜인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인공지능AI와 우주를 개척지로 삼은 거대기업, 그리고 한 행성에서 일어난 의문사까지. 사건과 비밀들, 의문들이 쌓이고 쌓이다가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시원하게 터지는 소설을 보고 싶을때 추천!
우주선 '심포지엄'은 과학 탐구에 집중하는 연구 도시를 만들기 위해 타이탄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블랙헤일로라는 테러 조직이 탑승객으로 위장하여 우주선을 폭파시키고, 심포지엄에 탄 대부분의 과학자가 목숨을 잃는다. 인공지능 AI 전문가였던 '헤스터 말리'는 근처를 지나던 파르테노페 의료선에 의해 구조되지만 온 몸의 절반이 인공기관으로 대체된다. 그녀는 그 대가로 천문학적인 빚을 져야 했고, 지구로 돌아가지 못한 채 히기에이아에서 보안관으로 근무하게 된다.
하루하루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던 중, 타이탄 연구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했던 과학자 데이비드의 연락을 받는다. 그 역시 말리처럼 파르테노페에 삶을 저당잡혀 "니무에"에서 시스템관리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메세지가 도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말리는 데이비드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말리는 데이비드가 남긴 메세지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니무에로 향한다. 거기서 무엇을 알게 될지 전혀 짐작하지 못한 채로..
거대 기업 "파르테노페"와 일찍 달로 진출해 권력을 가진 아렌동크 가문, 행성 개척에 반대하는 "블랙헤일로" 등 작가가 창조해낸 세계관이 무척 매력적인 소설이다. 주인공 말리가 만들어낸 꼬마, AI 뱅가드 또한 한번 만나 대화하고 싶을 정도이다. 뱅가드는 "나를 자랑스럽게 만들어줘"란 말 한마디에 타이탄보다 앞서 있던 개척지 유로파 연구팀의 AI를 납작뭉개버리고, 자신의 우수함을 뽐낸다.
<데드 스페이스>에 나오는 AI들은 단순히 인간의 명력을 입력값으로 받아 결과값을 출력해내는 기계들이 아니다. 그래서 말리는 뱅가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걱정하고, 무슨 일을 할지몰라 머리를 싸맨다. 해저 탐사를 하라고 했지만 연구소 주변을 벗어나기 싫어했던 뱅가드, 크리스틴 허드에게만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던 뱅가드까지. 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말리가 너무 안타까웠고, 감당하기 어려운 비밀로 외롭게 죽음을 맞이한 데이비드 또한 슬펐다.
이만큼 자유의지를 가진 AI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윌 스미스의 <아이,로봇> 처럼 인간을 공격하고 폭력적으로 변할 수도 있을까? <데드 스페이스>에서 주인공 말리는 인간이 폭력적인 과제를 주었기 때문에 AI가 폭력적으로 변한 것이라 말한다. 지구 연합이 개발한 무기들과 그로 인한 무수한 학살들은 기계들 때문이 아니다. 학살하라고 명령한 사람들 때문이지.
이 소설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대 모습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전쟁이 끝났음에도 핍받 받는 화성인이나, 거대 권력과 자본을 움켜쥔 파르테노페와 다른 여러 가문들의 존재. 민간독립체나 기업이 사적 군대를 조직하는 것을 영구적으로 금지한 군측 조약이 핵무기금지조약만큼이나 터무니없다는 것 또한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결말은 말리가 의도했던 대로, 그녀가 바랐던 모습대로 이루어질 것임을 암시하며 끝이 난다. 마지막에 가서는 왠지 모르게 통쾌하기까지 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중반부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많다. 데이비드의 알 수 없는 메세지와 의뭉스러운 '니무에'의 대원들, 그리고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아이올리아 사건 등 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었다. 마지막에 하나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얼마나 흥미롭던지 SF와 범죄소설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