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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축구해요, 일주일에 여덟 번요 - 축구가 어시스트해 준 삶의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이지은 지음 / 북트리거 / 2024년 9월
평점 :
비록 운동을 이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지나칠 정도로 좋아하는 취미 생활이 있는 사람으로써 꽤 공감하며 읽었다🩷🩷🩷
✔️
일상에서 만난 축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그로 인한 변화의 과정을 담은 에세이 ⚽️📚
축구에 전혀 관심 없던 작가가 어느날 반려인과 반려묘를 동시에 간호하고 또 잃으며, 운명처럼 축구로 인해 다시 일어서고 축구와 사랑에 빠져 일주일에 여덟 번씩 공을 차며 겪은 일상과 감정들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단순한 스포츠 경험담을 넘어, 자기 자신과의 싸움, 팀워크, 그리고 삶에서 무언가에 몰두하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와 좌절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이다.
작가는 직장 생활과 축구 사이에서 겪는 혼란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무리한 운동으로 부상당했을 때의 일화까지도 유머를 곁들여 소개한다.
특히, 축구를 하면서 느끼는 애증의 감정, 때로는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축구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 팀 내에서의 유대감이 어떻게 작가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감동을 준다.
그라운드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책을 읽는 모두에게 축구를 향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동네도 여자 풋살 동호회가 상당히 인기라고 한다⚽️⚽️⚽️)
7.
매일의 일정을 달력 앱에 저장해 둔다. 운동 약속은 빨간색, 개인 약속은 노란색, 회사 일정은 회색. 달력의 70퍼센트는 빨간색으로 물들어 있다. 주말은 중간중간 노란색이 섞여 있다가도 오후나 저녁에는 꼭 빨간색으로 끝난다. 축구를 시작한 후, 내 주변 사람들은 ‘함께 축구하는 사람’과 ‘축구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 당연히 요즘 대부분의 만남은 앞쪽에 몰려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묻는다.
“어떻게 그렇게까지 축구를 좋아할 수 있어요?”
좋아하나? 매일 발목에 C 타입 테이프를 둘둘 말아 깁스마냥 테이핑하고, 도수 치료사를 가족보다 더 많이 만나고, 회사에서 잘못할 때마다 “지은 씨, 출판인이야, 축구 선수야?” 소리를 듣고 자괴감에 빠지는데 이 운동을 어떻게 마냥 사랑만 할 수 있을까. 내게는 애증으로 가득한 운동이다.
23.
축구는 매일 타인과 나를 연결하고, 혼자가 아니라 같이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며, 바닥을 박차고 달리게 해주었다. 회사 동료들과 애플워치, 그리고 축구. 질펀한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를 살려 준 이 세가지가 이야기하는 건 결국 '연결'이 아니었을까.
84.
이제 나는 운동장에서 뛰는 사람이다. 점심밥을 입안으로 밀어 넣고 운동장으로 뛰어나가 공을 차던 고등학생 남자애들처럼, 축구만 할 수 있다면 만사 제쳐 놓고 어디든 달려 나간다. 전에는 길을 가다가 공터를 만나면 ‘여기는 땅이 놀고 있네. 텃밭이라도 하지. 나라면 여기다 상추도 심고…’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여기서 연습해도 되겠다. 땅은 좀 울퉁불퉁해도 리프팅할 만한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묻는 ‘저녁에 뭐 해요?’라는 질문에 ‘축구해요.’라고 답변할 때 쾌감을 느낀다. 이제 나도 이 한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도 나만의 운동장이 있다.’
놓친 줄도 모르고 살아가던 것들을 하나둘 손에 넣는 요즘이다. 이러니 내가 공을 안 찰 수 있겠냐고.
176.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자꾸만 ‘축구하자’고 들이대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발견한 그 낯선 세계를 좋아하는 이에게 일부라도 보여 주고 싶기 때문이다. 상대는 어쩌면 이를 보고 마음에 들어 할 수도, 아니면 학을 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전자의 마음이기를 바라지만 후자의 마음이 들었다고 해도 상관없다. 경험해 보고 ‘이건 나와 안 맞네.’라고 확인하는 과정 또한 중요하니까.
우리가 살면서 성별이나 나이, 직업, 학력, 장애 유무 등 수많은 장애물 앞에 부딪혀 시도도 못 해 보고 ‘이건 나와 안 맞을 거야’ 생각하며 지레 포기한 적이 얼마나 많은가. 경험해 보고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을 좀 더 깊이 알아 가는 방법 중에 하나다. 언젠가 지인은 나와 축구한 하루를 이렇게 적었다.
“나도 오늘만큼은 남자애들처럼 이 문장을 적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오늘 친구들과 축구를 했다.’”
나와 비슷한 이가 내가 전혀 상상해 본 적 없는 세계를 여행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내 삶의 확장 가능성은 조금 더 커진다. 월드컵 경기도 안 보던 나를 친구 성애가 축구를 발견하게 도와주었고, 그 덕에 매일 공을 차는 이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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