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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탄생 -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는 하루 10분 연기 수업
윤용근 지음 / 들녘 / 2024년 6월
평점 :

언젠가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가 한 사람의 상황과 마음, 상태에 꼭 맞는 표현을 해내는 것을 보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의 연기를 보며 비슷한 감정이나 느낌을 전달받는 것을 보면 배우의 연기는 인간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배우들은 어떻게 '이런 표정/이런 행동을 하면 이런 감정/마음이 전달된다'라는 것을 저렇게 잘 알 수 있을까? 하구요. 마침 제가 하는 일과 관련된 부분도 있어 서점에서 연기 관련 코너를 둘러본 적도 있는데, 워낙 아는 바가 없어서인지 원하는 내용이 어디에 있는지 찾기 쉽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새로 출간된 책 <배우 탄생>이 연기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서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배우 탄생>의 저자 윤용근님은 연극계의 하버드 대학이라 불리는 모스크바 쉐프킨 국립 연극대학교 배우 예술과를 졸업한 분으로, 연기 교육가이자 여러 작품에 주조연 배우로 출연하며 연극과 영화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배우의 기본기, 연극과 영화 연기, 오디션 준비, 그리고 배우로서의 마음과 자세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초 연기 이론과 대본 분석 방법, 화술과 발성, 카메라와 렌즈, 영화 제작과 영화 연기의 실전 기술에 대한 내용 등을 읽다보면, 연기라고는 미디어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연극을 몇 번 관람한 게 다인 저조차도 '연기의 세계란 이렇게 이루어지는구나' 하고 상상해볼 수 있을만큼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히 용어에 대한 개념 정의가 간결하고 명확하며, 지나간 내용은 다시 한번 짚어주고, 배운 내용에 대해 적용해 볼 수 있는 예시도 있어서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어떤 요소가 '연기를 잘한다'고 느끼게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인물에 대한 분석에서 비롯된 감정, 발성, 시선 등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인식하지 못했던 여러 부분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해서 한 사람의 연기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모두가 학교나 전문 기관에서 배우는 것은 아닐테고, 또 원하는만큼 현장을 경험하는 것도 어려울텐데 연기 지망생들이 '어떻게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부족한 부분은 어떤 방법으로 고칠 수 있을까' 혹은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더군요.
책을 읽고 나니 배우라는 직업이 얼마나 깊이 생각해야 하고 또 똑똑해야 잘 해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닌 다른 인물이 되어 그 사람을 표현해 내기 위해서 수반되어야 하는 일이 굉장히 많고 깊이도 필요로 하는 일이어 보였거든요. 저자가 알려준 메소드 연기의 세 가지 원리인 '보고 듣고 말하기, 상황-목적-사건, 이성-의지-감정'에 근거해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꼭 연기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신이나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인간을 단편적으로 보고 빠르게 규정짓기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 같달까요. 더불어 배우라는 직업 역시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상상하는 것과 다른 지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볼 때면 대사 하나와 표정, 몸짓 하나에 얼마나 많은 수고와 노력, 고민이 들어있을지 생각하게 될 것 같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