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를 괴롭힐 때 지금당장 3
데이비드 A. 카보넬 외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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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전혀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청난 문제가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걱정들을 하고, 또 불안해하거나 고민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생각이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반복되면서 일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그 생각이 아니었더라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자꾸 하게 만든다면, 그때는 조금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에 대해 관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생각이 나를 괴롭힐 때>는 무려 10인의 공저자가 함께 쓴 얇은 책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또는 아무 이유도 없이 불쑥 떠오르는 생각 때문에 괴로운 이들을 위해 쓰인 책입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원치 않는 생각'에는 주로 자신이 원하는 생각 또는 자신의 성격, 가치관, 소망과는 '정반대'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은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무시하거나 억누르기 어렵고 논리적으로 논쟁이 가능한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밀어내려고 애를 쓸수록 불에 기름을 붓는 것처럼 오히려 끈질기게, 더 자주 일상을 지배하게 되죠. 저자는 원치 않는 생각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 이들의 '생각' 그 자체가 아니라 생각을 대하는 '관점'에 대해 초점을 맞춥니다. 생각은 생각일 뿐이며 현실이나 나 자신과는 다르고, 생각한다고 해서 다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라구요.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나 마음이 하는 말을 판단하거나 반응하지 않고 그저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당장 조치가 필요한 다급한 상황인 것처럼 반응하지 않고 관찰자로 머무르면서 마음과 거리를 두는 것이 우리를 괴롭히는 반복적인 생각에서 멀어질 수 있는 핵심이라고 합니다. 이와 함께 의도적으로 두렵게 여기는 것에 달리 반응하는 등 두려워하는 것들을 피하는 대신 건강하게 마주하고 다른 방법으로 대처한다면, 편도체의 반응 경로가 바뀌고 횟수가 쌓일수록 그 생각과의 거리는 멀어질 수 있다구요.

'완벽한 상태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그 완벽함은 파괴되므로 완벽함은 환상일 뿐이며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책은 완벽이나 위생 등 '강박'으로 판단될 만한 생각이나 행동이 아니더라도, 파국화(미래에 자신이 두려워하는 상황이 생겨 이겨내지 못하리라고 짐작하는 것)의 사고방식을 주로 하는 분, 모 아니면 도 - 흑과 백 같은 극단적인 생각을 주로 하는 분들 등 조금 더 건강한 형태의 생각이 필요한 모든 분들에게 자신의 생각에 대한 통찰을 전해줄 것 같습니다.


저자가 권유하는 마음을 대하는 방식은, 마치 무언가에 대해 고집을 부리는 사람을 대하는 좋은 방식과 같지 않나 싶었습니다. 때로 이성이나 논쟁이 통하지 않는 대화 상대를 만날 때가 있죠. 그때 그의 논리에 대해 반박하면 할수록 수긍하기보다는 자신의 논리를 강화해가며 절대 지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나요.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듣고 판단 대신 관찰하며 수긍하면, 신기하게도 고집은 한 풀 꺾이고 때로는 자신의 의견을 스스로 돌이켜보는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마음이나 생각도 마치 그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언가를 '틀렸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존재를 인정해주기를 원하는 것은 아닐까 하구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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