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감정 노트 - 쓰다 보면 마음이 단단해지는
윤닥 지음 / 와이디북스(YD BOOK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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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나 자주 하는 행동은 그 사람이 가진 '능력'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감정을 잘 조절하는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스스로의 감정을 인식하는 능력과 자신의 선택이나 행동이 앞으로 가져올 결과를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처럼요. 그리고 그런 능력 중 하나인 '감정 조절 능력'은 삶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정능력을 갖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삶이 조금은 평화롭고 그럭저럭 괜찮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그런데 감정 조절 능력은 노력으로도 갖출 수 있다고 합니다.


<90일 감정 노트>는 인지 행동 치료 연구소와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운영하는 윤동욱님이 펴낸 책으로, 마음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제안하는 다이어리라고 합니다. 인지행동치료 중 하나인 '쓰기 치료(그날 겪은 사건과 감정을 떠올리고, 그 기분을 최대한 문자로 기록하는 과정)'를 활용하여 감정 노트를 기록하며 마음을 돌보는 '감정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이죠. 저자는 마음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대개 부정적인 감정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그 감정 때문에 자신이 불행해졌다고 여긴다고 합니다. 하지만 감정이란 사건이나 상황 자체가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해석과 판단을 거친 후 일어나는 심리 반응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감정 패턴이 있다면 사고 패턴, 즉 생각하는 단계에서 감정을 분석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나의 감정을 제대로 알고 이름을 붙일 수 있어야겠죠.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름을 붙이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더라도 그 감정에 압도되지 않은 채 빠져나오거나 감정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능력인 '감정 조절'에 필요한 첫 단계일 것입니다.

책에는 감정과 감정이 삶에 미치는 영향이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고 감정을 기록하는 방법, 감정 기록 외에 나를 위로하는 몇 가지 방법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의 감정 기록, 생활 습관 체크를 위한 질문, 매일의 인상 깊은 상황이나 생각을 기록할 수 있는 기분 노트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감정을 잘 인식하고 싶어 감정을 기록하는 노트를 써본 적이 있었는데, 그땐 기록을 한다는 것 외에는 달라지거나 유익이 되는 점이 없어 얼마간 해본 후 그만두었었습니다. 이전의 저의 기록과 비교해 보니, 책은 감정을 인식하는 것 외에도 감정의 원인이나 감정을 일으킨 나의 생각을 좀 더 잘 인식하도록 도와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저자가 말한 것처럼 '상위 인지 능력'도 같이 향상될 것 같구요.


저자가 말한 '매일 조금씩 다른 나'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같은 '나'이지만 평소보다 나은 날이 있는가 하면, 유난히 실수를 하는 날도 있죠. 혹 그런 부분들이 반복적이어서 어떤 장점이 있기도 하고, 어떤 단점이나 약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매일과 그런 내가 모두 '하나'가 되어 '삶'이라는 거대한 그림을 이뤄간다는 것, 그렇게 더 길고 넓은 관점에서 나와 삶을 바라보는 것은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한 마음을 갖게 해주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채고 싶은 분, 하지만 혼자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부담없이 이끌어주는 좋은 가이드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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