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펭귄 (임승현 저)

세컨드 펭귄 - 불확실한 1인자보다 확실하게 살아남는 2인자의 성장 공식
임승현 지음 / 서사원 / 2023년 9월

위험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바다에 먼저 뛰어드는 펭귄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하는데, 비즈니스에서도 예측하기 어렵고 리스크가 있는 새로운 산업에 도전하는 사람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칭한다고 합니다. 미디어는 성공한 퍼스트 펭귄의 이야기를 자주 보여 주고, 사회 역시 퍼스트 펭귄이 되기를 권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은 <세컨드 펭귄>이 되라고 말하며 그들이 창업자와 다른 점, 그들이 갖춰야 할 능력 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세컨드 펭귄>의 저자 임승현 님은 쿠팡, 뤼이드, 백패커 등 이른바 '핫한' 스타트업 기업의 중심에서 기업을 이끌어간 분 중 하나입니다. 창업자는 아니지만 창업자가 가진 꿈과 비전을 현실화 시킨 핵심에 있었던 분이죠. 그는 창업자에 비해 비교적 조명되지 않으나 창업자만큼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며 자신만의 차별화된 역량과 경쟁력을 갖추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는 '기업가형 인재'를 세컨드 펭귄이라고 부릅니다. 기업이 창업자 한 사람만으로 운영되고 성장하지는 않으니 세컨드 펭귄은 실질적으로 기업이 잘 운영되도록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될 핵심 인재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끌어 주는 사람 없이 홀로 헤쳐 나갔던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창업자와 기업가형 인재의 역량 및 역할 차이, 기업가형 인재로 역량과 커리어를 쌓는 법, 전략 컨설턴트, 전략기획자, 데이터 분석가, COO, CSO로 일하면서 구축한 비법 등 일의 본질부터 실무까지 세컨드 펭귄에게 필요한 내용이 가득합니다.

저자는 세컨드 펭귄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창업자의 의사결정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그런 세컨드 펭귄의 특징은 책의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었습니다. 다른 책에서 보기 드문 시중 도서에 대한 직설적 평가(?)나 책의 내용 요약, 과제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 방안 등이 저자가 가진 능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보였거든요. 꽤 두께가 있는 책이지만 논리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와 연구 결과, 저자의 견해가 적절하게 섞여 있어서 책장이 금방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기업가형 인재에게 필요한 능력은 세컨드 펭귄뿐 아니라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 하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만한 것이었습니다. 실수와 책임의 구분, 구조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 스타트업 초기의 문제와 이에 대한 관점 등 저자의 이야기는 현장을 경험하고 지나간 의사 결정 과정에 대해 성찰하며 그것을 개선해 본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는 통찰이 아닐까 싶습니다. 덕분에 아쉬움과 후회만 가득했던 지나간 저의 경험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며 개선을 위한 여지를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컨드 펭귄이 되고 싶은 분과 퍼스트 펭귄이 되고 싶은 분들, 그리고 시작하는 기업, 교회, 공동체에서 고민과 갈등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합니다. 어떤 역할을 하고 있든 자신의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게 만들어 주며 생각 또한 확장해 줄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