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번의 감정 수업 - 내 안의 감정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김정현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를 가장 가혹하게 대하는 사람은 어쩌면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말을 스스로에게는 별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거든요. <에릭 번의 감정 수업>은 이런 내면의 목소리에 대해 그 종류와 근원, 나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다시 번 생각해 보게 도와주었습니다.


<에릭 번의 감정 수업>은 에릭 번이 창시한 교류분석 이론을 기반으로 쓰인 책입니다. 사람의 성격을 P(부모), A(어른), C(아이) 자아 세 가지 상태로 나누어 분석하는 '자아 상태 구조 모델'과 심리게임, 교류 패턴, 인생 각본 등이 교류분석의 주요 개념들로 알려져 있죠. 특히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 교류분석의 이론 중 우리를 부정적인 감정에 빠뜨리는 '비판적 부모 메시지'를 중점적으로 알아보고 이를 다스리는 법을 소개합니다. 비판적 부모 메시지란 부모 자아가 주는 메시지 중에서 스스로를 비난하고 경멸하며 남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못살게 구는 부정적인 내면의 목소리를 뜻합니다(p.90). 나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면서 힘을 발휘하는 비판적 부모 메시지 중에는 드라이버와 스토퍼가 있습니다. '완벽하라, 기쁘게 하라, 강해져라, 열심히 하라, 서둘러라'와 같이 사람들을 부정적인 행동으로 몰아가는 '드라이버', 금지 명령을 통해 부정적인 의미의 정지를 이끄는 '스토퍼'는 우리의 성장을 방해하는 내면의 목소리입니다. 책에는 이 개념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허가(드라이버 메시지에 반대되는 메시지를 주는 것)'와 '몰아내기(부모 자아 메시지에 반박하는 작업)'를 통해 비판적 부모 메시지가 우리 자신에게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비판적 부모 메시지가 혹 우리를 발전하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비판적 메시지를 끊임없이 듣는다는 건 비난과 욕설이 흘러나오는 이어폰을 하루 종일 귀에 꽂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비판적 부모 메시지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의 현실에서 반응하고 느끼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삶이 자유로운 삶이라구요. 이에 더해 '다른 사람이 나를 미워할 수는 있어도, 나는 나 자신을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내 내면에서 들려오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바꾸고 몰아내는 것, 그것으로도 스스로를 사랑하는데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