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된다는 것 - 데이터, 사이보그,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의식을 탐험하다
아닐 세스 지음, 장혜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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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된다는 것'

에세이나 자기 계발서의 제목이 되어도 어울릴 것 같은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의식의 신경과학'을 다루는 뇌과학 도서입니다. 신경과학 교수이자 연구자인 저자 아닐 세스는 의식 과학의 지평을 한층 더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2017년 그의 의식에 대한 테드 강연은 누적 조회 수 1,300만 뷰를 달성했다고 하네요. 책은 의식을 과학적으로 다루는 접근법을 설명하는 1부 '의식의 수준' , 의식의 내용과 함께 우리가 무엇을, 언제 의식하는지를 설명하는 2부 '의식의 내용', 자기와 의식적 자아가 일으키는 다양한 경험을 다루는 3부 '자기', 다른 동물의 의식과 의식 있는 기계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4부 '또 다른 것들', 총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철학적 관점에서 생각했을 때, 의식적 경험이 없다면 세상, 자신, 내부, 외부. 이 모든 것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요? 이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내가 된다는 것'은 뇌가 신체의 내적 상태를 예측하고 제어하는 방식에서 나온다 며 이는 지능보다는 '살아있다'는 것과 더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p.18). 아마 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일반적으로 '의식'이라는 개념을 떠올리면 몸과는 분리된, 내면 혹은 어딘가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연상하게 됩니다. 반면 저자는 우리가 무언가를 지각할 수 있는 것은 '몸으로, 몸을 통해, 몸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몸의 감각을 통해 무언가를 인식하고 그것의 의미를 파악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외부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내부의 영향을 받습니다. 저자는 이를 '뇌의 최적 예측 결과'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가 자신을 알기 위해서 자신을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제어'하기 위해 자신을 지각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세상, 자신에 대한 경험은 '통제된 환각'이며, 이를 통해 생존해왔다구요. 정리하면, 저자는 '내가 된다는 것'을 '의식'이라는 개념과 관련시켜 이야기하며, '의식'이라는 주관적 경험이 인간 신체의 생물학적, 물리적 과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와 함께, 의식이 존재하는 형이상학적인 이유와 존재 방식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천천히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덕분에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고, 다윈 덕분에 인간과 다른 생물종과의 연관성을 알게 된 것처럼, 의식에 대한 동물 기계 이론적 관점이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인류 전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혹 저자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거나 여기에까지 이르지 못하더라도, '의식'이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저자가 책에서 꺼내든 이야기처럼 태아를 생명으로 볼 것인가, 인간이 아닌 동물이나 생물도 의식이 있을까,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를 비롯해 '나'는 누구인가, '나'라는 사람은 왜 다른 이가 아닌 '나'인가 와 같이, 우리 자신의 살아가는 방식과 행동, 삶을 이해하는 근간에 관련된 질문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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