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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사람한테 너무 기대지 마세요 - 기대면 더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정우열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5월
평점 :

몇 년 전 창업 관련 강의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며 찾아본 다년간의 자료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힘든 일'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늘 상위권에 '인간관계'가 있는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와 관련된 일을 준비하고 있는 터라 더 그랬겠지만,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저로선 업무 스트레스 같은 것이 더 상위권일 거라 생각했는데, 인간관계가 가장 큰 스트레스라니 '직장 생활에 대한 내 생각이 너무 막연한 환상이었나' 생각해 보게 되었거든요. 비단 직장인 뿐일까요. 학교, 친구, 종교 모임, 결혼 후 배우자의 원가족, 아이의 친구 엄마 등 '사람과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나 관계가 형성되고, 만남의 목적이 무엇이든 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태어나서 자란 가족이 제일 힘든 이들도 있구요.
<힘들어도 사람한테 너무 기대지 마세요>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17만 구독 유튜브 채널 '정신과의사정우열'의 운영자인 정우열 님의 인간관계와 심리에 대한 유튜브 강의 핵심을 집약해서 내놓은 책입니다. 인간관계가 힘든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 관계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나와 타인 모두 그저 본능을 가진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 지나친 기대를 내려놓으면 인간관계는 한결 쉬워질 거라 말합니다. 특히 타인에게만 향해있는 시선을 나에게로 돌려, 관계 속 힘들어하는 나의 마음을 먼저 살펴봐주고, 나에 대해 이해하려 하며 나를 수용하려는 노력은 관계를 편안하게 만들어줄 거라구요.
'사람은 생각보다 별로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프롤로그부터 '멘탈 관리는 피지컬로 하는 것이다'라는 마지막 장 내용까지, 흔히 문화에서 말하는 '이상'보다는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만들어줄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왜 내 주변 사람들은 나한테 무관심할까?' 대신 '왜 나는 사람들이 나한테 무관심하다고 절망하는 걸까?'로, 주변인이 아닌 내 마음에 초점을 맞춰서 질문을 해보라는 제안을 보며, 새삼 나 자신의 시선이 어디로 향해 있었던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 마음, 감정을 알아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도를 해보았지만 생각만큼 변화가 없는 것 같아 실망하고 있었는데, '자기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연습을 보통 1~2년 정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위안이 되면서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밖으로 향하던 시선은 좀 더 내 안으로 돌려, 먼저 나와 좋은 관계를 맺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아야겠구나 싶기도 하구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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