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하지 않고 행동 수정하는 ABA 육아법 : 문제행동편 - 행동분석전문가가 Q&A로 알려주는 문제행동 중재 방법
이노우에 마사히코 지음, 조성헌 그림, 민정윤 옮김, 홍이레 감수 / 마음책방 / 2020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보면서 신기했던 건, 아이와 개의 문제행동 수정 원리가 비슷해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와 개의 문제 행동은, 해당 행동과 태도를 비롯해 행동을 유발하게 되는 상황이나 사건, 그리고 대상과 주변인의 반응 등 관련된 맥락 속에서 행동의 이유를 밝힌 후 행동을 일으키게 된 욕구나 마음을 적절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채우도록 바꾸어 주고 꾸준히 훈련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습관을 바꾸고 싶거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싶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 중에서도 이와 같은 원리를 적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과 욕구,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생각 등 삶의 많은 부분을 정확한 수치로 측정하기도 힘든 인간이라는 존재가, 마치 잘 짜여진 기계처럼 '시스템화'되어 있다는 사실이 처음엔 생경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금지하지 않고 행동 수정하는 ABA 육아법>은 이런 인간의 '시스템'을 활용한 육아법을 담은 책입니다.



ABA(Applied Behavior Analysis, 응용행동분석)란 학습과 행동에 대한 과학으로, 학습이 일어나는 원리, 행동이 일어나는 이유를 밝혀 유용하고 바람직한 행동은 늘리고 해롭거나 방해가 되는 행동은 감소시키려는 학문입니다(p.18). 이 방법은 문제행동을 줄이거나 금지하기 전에 아이의 행동 이유를 알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데에 초점이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은 각각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구 기능, 관심받기 기능, 회피 기능과 같이 '의사소통'에 목적을 가진 기능과 문제 행동 자체가 행동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자동 강화 기능'은, 각기 다른 행동이지만 기능이 같을 때도 있고 같은 행동이지만 기능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저자는 행동 전에 일어난 일인 '선행사건(A: antecedent) '과 구체적인 '행동(B:behavior)', 그리고 행동의 '결과(C:consequence)'를 중심으로 아이가 행동을 하는 이유를 파악하는 방법과 이에 대응하여 바람직한 행동으로 바꿀 수 있게 도와주는 여러 방법을 구상하게 하는 전략 시트 작성법을 알려줍니다.

책은 간결한 예시에 적절한 그림과 함께 설명 역시 쉽고 체계적이었습니다. 저는 육아를 하고 있지 않아 아이 문제에 적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 효과가 어떤지는 직접 체험해볼수 없지만 , 아이의 문제행동을 구분하는 기준이나 문제행동을 대체하는 바람직한 행동의 조건, 가정에서 실천할 때의 여러 유의사항처럼 부모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이 방법을 적용할 때 고민이 될 법한 여러 사항과 함께 자해/가해, 감각 과민, 식사 문제, 배변 문제, 단체 활동 등 문제행동을 범주화하고 이의 구체적인 사례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른아홉 개의 전략 시트까지 보여주어 적용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자폐와 같은 발달장애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이 방법은, 자폐아이나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며 간단하게 스스로에게 적용해보니 심리학에서 말하는 '트리거', 즉 나를 행동하게 하는 상황의 공통점을 파악한다던가, 그에 따른 대책을 세워보는데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비롯해 자기 자신이나 성인인 누군가의 행동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관심을 가지고 대상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점과 특히 그 대상이 자신일 경우 문제행동을 대신할 대체 행동을 찾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 행동을 하는 이들은 자신에게 익숙하고, 어쩌면 자신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방법으로 행동하는 것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필요와 욕구는 충족시키면서 좀 더 건강한 방법이 있을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활동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의 조언처럼 조금씩 줄이기, 그리고 동시에 많은 것을 하기보다는 하나씩 변화시켜 나가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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