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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법칙 - 십 대와 싸우지 않고 소통하는 기
손병일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5월
평점 :

뉴스를 통해 전해 듣는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사건은 낯선 일이 아니지만, 요즘엔 그 정도가 예전과 다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친구 간의 다툼, 미숙한 감정 표현 방식, 그 이상의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30년 동안 중학생 아이들을 가르쳐온 <감정의 법칙> 저자는 학교 폭력과 관련된 아이들은 예외 없이 부모로부터 폭력 소통을 당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교사 생활을 하며 생활 부장으로 수많은 학교 폭력 사건 현장에 있었고 화해 조정 과정을 거쳐온 저자는, 지속적으로 감정을 무시당하거나 외면받아온 아이들, 부모와 자연스럽고 건강한 감정 소통을 해 보지 못한 아이들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되기에 '학교 폭력'을 가족의 문제이자 부모와의 소통의 문제라고 합니다. 학교 폭력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사건인데, 부모의 폭력적 방식에 고통스러우면서도 그대로 따라 하게 된 아이들은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되고 학교 폭력의 피해자 역시 부정적 감정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소통하는 가정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아이의 분노 아래에 있는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마주하게 되면, 잘잘못을 따지는 대신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욕구를 들어주는 것, 이것으로 아이들 마음에 엉켜있는 것은 풀린다고 합니다. 아이의 감정에 집중하고 공감하며 아이에게 자세히 묻고 충분히 들어주는 과정, 찬찬히 아이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상처받은 아이에게 부모가 해주어야 할 일이라고요.
타인이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나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가진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은 비단 십대나 마음의 상처를 가진 아이들에게만 적용되는 대화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옳음이나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기 이전에 타인의 감정과 생각, 욕구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는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의 태도이니까요.
아이의 분노나 생각지 못했던 사건이 터지면 당황스럽고 어찌하면 좋을지 막막한 기분도 들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아픔은 고마운 것'이라고 말합니다. 집 안에 덧씌워져 있던 가족의 거짓된 환상을 일깨워주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라고요. 거기에다 대상이 '내 아이'라면, 다른 관계보다 희망이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듯, 아이가 부모에게 요구하는 것은 결국 '내가 아무리 못되게 굴더라도, 제발 내 편이 달라'라는 것이니까요. 아이의 마음과 욕구를 알아주고 존재를 감싸주는 것은 언제라도 늦지 않은 일입니다. 아이는 아마 그때부터 이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자신과 자신의 삶을 대하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