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슬럼프였을 뿐 더 괜찮아질거야 - 슬럼프인 줄도 모르고 사는 당신에게 건네는 심리 가이드
한기연 지음 / 팜파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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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막힌 것 같은 느낌. 책 첫 머리의 이 구절과 같은 상황이나 마음은 살다 보면 몇 번쯤은 누구라도 겪을만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내 삶을 잠식할 정도가 될 때이겠지요. '슬럼프'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을 확장시켜 '관계, 자기감, 상처' 등 스스로의 마음의 부분에 뭔가 해결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느껴지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바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잠시 슬럼프였을 뿐, 더 괜찮아질거야>의 저자는 '슬럼프'를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에서 큰 압력을 겪어 사고와 행동이 경직되고 막혀 버리는 상태 또는 지나치게 감정이 분출해 마음의 사이클에 혼동이 생기는 상태(p.15)라고 정의합니다. 대체로 슬럼프는 어느 한순간에 생긴 것이라기 보다 오래전부터 잠재되어 왔던 것이 무언가를 계기로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슬럼프에 빠져있다면 '외적 상황'과 함께 '나'라는 요인을 고려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 안에서 소화도 배설도 되지 않은 '처리하지 못한 경험'을 제대로만 볼 수 있다면, 문제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슬럼프에 잘 대처하거나 덜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저자가 제시하는 '슬럼프에 빠지기 쉬운 사람'인 자기감이 없는 사람, 완벽주의자, 감정을 억압하는 사람, 과거의 상처에 머물러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런 마음이라면 슬럼프 외에 어떤 마음의 병을 가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태인 이들의 마음, 삶의 모습, 욕구, 감정과 이유가 되었을 일들 등에 대해 읽으며, 평소 내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의 민낯과 그것의 오류를 마주하게 됩니다. 더불어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잠시 지나갈 '슬럼프'일 수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삶 그 자체의 모습일 수도 있지 않은가 싶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당장 입에 달콤한 말보다는 인식을 통한 현실 직시를 도와줄 내용이 담겨있는 이 책은, '놓쳤더라면 너무 아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가 제시한 슬럼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답인 '의식'과 그 첫걸음인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은, 건강한 삶을 사는 사람들의 삶과 문제를 마주하는 태도와 같았습니다. 저와 같은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낯설고, 심지어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영역의 일일 수 있지만 이 근육을 키운다면 삶은 분명 지금보다 높은 회복력과 단단하고 건강한 모습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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