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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일까
라우라 구트만 지음, 김유경 옮김 / 르네상스 / 2019년 5월
평점 :

어머니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어쩌면 모든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클지도 모릅니다. 어머니는 적어도 한 때, 아이였던 성인의 ‘온 세계’였으니까요. 어머니가 한 말, 어머니의 생활 습관, 사고방식, 타인을 대하는 자세 등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일부분이 됩니다. 문제는 어머니의 말이 어머니의 세계 즉, ‘어머니가 보는 대로’를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일 때도 있지만, 어머니의 심리적인 문제 역시 포함합니다. 이를 분별할 수 없는 어린 자녀는 어머니의 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자아상을 형성해가는 것이지요.
저자 ‘라우라 구트만’은 가족 심리상담 전문가이자 열 권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로, 독자들이 자신의 일상의 선택을 이해하고 더 나은 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자신을 이해하게 하기 위해 이 책을 저술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엄마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일까>에서는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 ‘유년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실제로 일어난 일일지라도 누군가 말해주지 않으면 우리 기억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의식은 말해진 것만 기억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실제와는 다르더라도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마치 ‘사실’처럼 우리 기억에 남게 되는 것이지요. 이 때 어린 아이의 ‘전부’였던 어머니가 한 말을 아이의 일생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저자는 가족 안에서 각자가 맡은 ‘배역’이 있으며 그것이 우리의 본모습과 다를지라도 그 배역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훨씬 익숙하고 당연한 일이라 여긴다고 합니다. 이는 ‘생존’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특히 ‘어머니가 한 말’과 우리가 ‘주관적으로 경험한 것의 차이’를 분명하게 파악하며, 이것이 내 삶에 끼쳐온 영향과 이로 인한 폐해를 바르게 파악할 때 우리는 배역보다 ‘본 모습’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됩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은 의식되기도 힘듭니다. 여행과 같이 일상이 전혀 다르게 보이는 계기나 충격적인 일, 감당하기 힘든 사건을 경험하게 되면 그때서야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음을 의심해보게 되지요. 저자는 ‘엄마의 말’을 벗어나 실제 상황을 바로 보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에 걸쳐 생성된 것인만큼 이것을 인식하고 달리 보는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구요. 아마 지금이 만족스럽고 편안하다면 선뜻 시도하지는 않을 일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행복이나 만족을 보장해주지도 않구요. 하지만 ‘진짜 나’를 찾게 됨으로써 적어도 자신을 속이지는 않게 된다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진짜 나다운 삶을 사는 삶', 저자의 말처럼 그것은 분명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삶을 살도록 도와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