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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화냈어야 했는데 - 제때 화내지 못해 밤마다 이불킥 하는 당신을 위한 심리학 솔루션
조명국 지음 / 앳워크 / 2019년 5월
평점 :
‘아까 화냈어야 했는데’
제목만 보아도 어떤 마음인지 절로 떠오릅니다. 과하게 화를 냈을 때만큼이나 제 때 냈어야 했던 화를 내지 못해도 내내 마음에 남습니다. <아까 화냈어야 했는데>는 뿜어내도 문제, 제 때 내지 못해도 문제인 ‘화’에 대해 그 정체와 상황, 그리고 화를 잘 낼 수 있는 방법까지 ‘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와 견해들을 소개하면서 화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화의 '연료'가 스트레스라면, ‘필요병’과 ‘당위적 사고’는 '성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촉발사고’라고 합니다. ‘반드시 요구되는 것’의 의미를 가지는 필요,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생각’인 당위적 사고는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내면의 치유되지 않은 상처와 만나 ‘화’로 분출됩니다. 화를 내고 나면 고통스러운 감정과 감각, 좌절된 추동과 위협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또 바른 방향을 향해 '잘 낸' 화는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도 하지요. 하지만 다양한 개인-상황-문화적 이유로 화를 잘 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화를 ‘적절하게 잘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화를 내는 본래 목적대로 상대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았음을 드러내고 공감과 사과를 받으며, 나에게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을 멈추는데 효과가 있을테니까요.
저 역시 종종 ‘나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여러 마음을 눌러오다 의식하지도 못한 채 터져버리는 일을 몇 번 경험한 후로, 화를 현명하고 적절하게 잘 표현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고 보니 갑작스레 화를 내버려 당황할 상대방에 대해서는 걱정했지만, 화를 참는동안 ‘내 마음을 모르는 상대가 지속적으로 같은 행동을 하고 내 마음은 평화롭지 않았다’는 사실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화를 내면서도 여전히 ‘내 마음과 욕구’보다는 ‘타인의 마음과 욕구’에만 레이더를 맞추고 있었던 것이지요.
책에는 성숙하게 화내기 위한 방법이 단계별로 나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쉬운 일은 아니어 보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권하듯 덜 중요하고 덜 급한 일부터 상대의 예상되는 반응에 어떻게 대응할지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내 생각과 달리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 여러 대안도 준비해보려 합니다. 연습과 실행,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쳐 가다 보면, 조금씩 지금보다 나은 방향으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