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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제 탓인가요? - 당신이 화가 나는 진짜 이유
로베르트 베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모습 속에 보이는 자신의 일부분을 미워하는 것이다.
- 헤르만 헤세"
한 번쯤 들어봤을 이 말에 몇몇 사람들은 ‘나도 그랬던 것 같다’며 동의하지만, 이 개념을 경험 없이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나를 화나게 한 사람, 얄미운 태도를 가진 사람의 모습이 내 안에 있다니요. 하지만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또 제 탓인가요?>가 출간 직후 독일 아마존 심리 분야에서 1위에 올랐으며 스테디셀러라고 하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내용에 동의하거나 비슷한 자각의 경험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자는 분노를 비롯해 괴로움을 주는 나쁜 감정들을 ‘스스로 만들어낸 지옥, 감옥, 불화’라고 말하며, 타인에 대한 분노는 자신에 대한 증오심과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는 어렵고 불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을 ‘또라이 천사’라고 칭하는데, 이들이 그냥 ‘또라이’가 아니라 ‘천사’가 붙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화가 난 이유는 상대의 행동 자체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나의 생각과 태도, 그리고 ‘무력감’ 때문입니다. 어른의 보살핌이 절대적이었던 시절에 금지당하고 억압당했던 것들은 없어지지 않고 마음 속에 남아있는데, 그 때의 그 ‘아이’가 우리의 반응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쁨, 악함’으로 규정된 행동들은 숨기고 억압하면서 우리의 ‘진짜 모습’은 거부되고 감추어집니다. 이렇게 억압한 감정은 우리 신체에도, 그리고 관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스스로를 피해자로, 상대방을 가해자로 만들어 버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게 하지요. 그래서 억압해온 이런 감정들을 마주하게 해주는 사람들을 또라이 ‘천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이들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구요.
그 시절 ‘아이’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 안의 ‘어린아이’ 상태를 알아차리고, 이를 의식적으로 인지하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하여, 상대방에 대한 기대와 요구는 거두고 채워지지 않은 사랑, 공감, 수용, 보호, 안전, 지지 등의 갈망은 자신이 스스로에게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을 수용하고 자신의 기존 생각에 의문을 품는다면, 내면의 문제를 치유하는데 다가갈 수 있다구요. 그리고 진실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수용하게 되면, 타인의 태도가 변하지 않더라도 평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토라지고 상처받고 화난 어린아이는 다른 사람을 통해 평화로워질 수 없다. 오직 어른이 된 우리 자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p.109)는 저자의 말은 어른으로서의 삶의 자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줍니다. 내 안의 어린아이가 등장할 때 주변인 중 누군가가 이를 보듬어 줄 수도 있지만, 그 상황이 반복된다면 나는 그 과제에 대해서만큼은 영영 어른으로 살 수 없겠지요. 또한 분노의 감정 앞에서 상대의 행동이나 상대방에 대한 나의 감정보다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겠다'는 마음 또한 보다 성숙한 삶의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릴 적 우리에게 감정적 상처를 안긴 이들, 그리고 지금 내 곁의 ‘또라이 천사’들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사랑받고 싶은 사람이자 늘 최선을 다했으며, 다른 행동은 할 수 없었던 것 뿐이라는 저자의 말을 화가 난 순간 떠올릴 수 있다면, 화가 난 마음은 한층 누그러질 것입니다. 더불어 사랑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기대와 요구를 거둬들이는 것이라면, 나와 타인을 사랑하는 삶은 매우 어려운 일이겠지만 무엇보다, 그리고 누구보다 내 마음을 편하게 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