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킹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피트 오즈월드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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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자 없는 그림책, <하이킹>

글자가 없으니 그림을 보며 스토리를 파악해야죠.

중간중간 내맘대로, 내멋대로 상상도 해보고요.

글자 있는 그림책은 후루룩 후루룩 먹을 수 있는 라면이라면(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글자 없는 그림책은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하는 잡곡밥 같아요.

그림 하나하나 자세히 보게 되서 다음 페이지로 쉽게 넘어가질 못하거든요.

특히 <하이킹>은 아름다운 대자연의 모습을 너무나도 멋지게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감탄하며 보느라 더더욱 그랬어요.

이른 아침, 모닝 커피를 든 아빠는 아들을 깨웁니다.

좀 더 자고 싶어서 짜증낼만도 한데(보통 그렇게 예상들을 하죠?!!)

의외로 아이는 신나는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요.

그리고는 방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쌍안경, 나침반, 등산화, 모종삽, 어린나무 등등)을

하나하나 잘 챙겨서 아빠와 함께 집을 나섭니다.




오늘 아이가 가야할 곳을 보여주는 그림인데요.

저기 위에 별표시가 된 곳이 바로 도착지.

집에서 도착지까지의 경로를 간단하게 보여주는데

구불구불 길목마다 산과 나무가 많네요.






동그란 점이 표시된 지점부터는 산을 타야 해요.

중간에 폭포도 만나고, 아래로 떨어질까 겁이 나는 통나무 다리도 건너고요.







절벽도 기어오르고 중간중간 간식도 먹으며,

드디어 아이는 별이 표시된 목적지에 도착해요.

그리고는 집에서부터 가져온 어린나무를 꺼내 심지요.





여기까지만 보면

'아빠와 아들이 하루 짬을 내어 등산도 하고 나무도 심고 온 이야기로군.'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에 가면...

저절로 감탄이!!!

(책을 읽지 않은 분이라면 이 글을 끝까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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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아버지와 아들은 느긋하게 소파에 앉아 가족앨범을 보는데요.


와우!!!

앨범 속에는 이런 사진들이...



알고보니 숲에 나무를 심는 일이 대를 이어 전해내려오는 거였어요.

사진 속의 어린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면 자신의 아이와 함께 별표시가 된 숲에 어린나무를 심는 일.

이렇게나 멋지고 아름다운 대물림이라니!!!

그렇다면 앞서 보았던 그림 속 어린나무를 심었던 근처 나무들은

소년의 아빠가 어렸을 때 심었고,

아빠의 아버지가 어렸을 때 심었던 그 나무들이겠네요.



어쩐지 등산 초입 부근에 꽂힌 팻말부터 예사롭지 않더라니...

이 표지판 역시 조상님 중 한 분이 세운게 아닐까요?





.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끝까지 다보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림 하나하나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것도 새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요.

나무를 심는 일은 계속해서 대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요즘은 결혼도 잘 안하고, 결혼을 해도 아이 없이 지내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숲에 나무를 심는 건 참 좋은 일인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책 속에서 해답을 찾았어요.

앞에서 잠시 봤던 이 그림에서 말이죠.



외나무 다리 앞에서 건너가기를 주저하고 있는 소년이

결국에는 아빠가 내민 손에 용기를 얻어 건너는 이 장면.

살다보면 상황이 여의치 않아 나무를 심는 일이 끊길수도 있는 위기가 찾아올 수 있겠지만

결국엔 계속해서 이어지리라는 것.

어디까지나 저 혼자만의 상상이지만요.

(근데 이거이거 은근 재밌군요. 글자 없는 그림책, 이 매력에 자꾸 빠져듭니다.)



이 그림책은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보물창고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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