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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side in (Hardcover) - 『자연이 우리에게 손짓해!』원서, 2021 칼데콧 아너 수상작 ㅣ 느리게100권읽기_2021년 3학기
Deborah Underwood / Houghton Mifflin Harcourt / 2020년 4월
평점 :
아침에 눈뜨면 습관처럼 하는 일이 있습니다.
미세먼지 알리미를 켜고 오늘의 공기는 맑음인지 확인하는 것.
'이불 밖은 위험해'가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닌 요즘.
높은 수치의 미세먼지, 마스크로도 차단이 안되는 오존 농도 등으로
외출도,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집안으로 들이는 것 조차도 이젠 예삿일이 아닌 게 되어 버렸지요.
이제는 '바깥'보다 '안'에서의 삶이 더 안전하고 또 그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요.
이러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밖(outside)'은 어떤 의미인지를 한번쯤 생각하게 해줄
<Outside in>입니다.
<Outside in>이란 책제목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겉싸개와 책표지입니다.
겉싸개에서 보이는 'in'이 위치한 문으로부터 나온 듯해 보이는 소녀. 제목의 위치가 너무나 절묘하지요.
그리고 겉싸개를 벗긴 책표지는 열린 문을 통해 보이는 '밖'을 '안'에서 바라보는 장면이고요.
문만 열어도 초록빛이 무성한 밖의 풍경. 우리가 꿈꾸는 바로 그것 아닐까요?
한때 우리와 밖은 서로의 일부분이면서 하나였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밖에 나갈 때조차 자동차 등의 '안'에 머무는 일이 훨씬 더 많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밖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고 지낸다고 말입니다.
그림을 보면 outside는 '자연'을 지칭함을 알 수 있는데요. 도시의 삶 속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자연은 어디가 있을까요?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 주변 공원에서? 길가에 심어진 가로수 그늘 아래서?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자연'은 도심을 벗어난 교외, 숲 이런 곳일텐데요. 뭔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맘 먹고 찾아 떠나야 하는 곳 말이죠.
그런데 책에서 보여주는 '밖, 자연'은 우리의 예상을 벗어납니다.
말 그대로 '밖' 그 자체라고 할까요?
나뭇가지에 앉은 새, 달팽이,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빛까지. 모두 자연이라는 것.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것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자연은 우리가 느끼지 못해도 밖에서 안으로 들어와 내내 우리 곁에 있었다고 말입니다.
어둠을 내려 우리가 자야 할 시간임을 알리고, 상쾌한 아침 햇살을 통해 아침을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내주고요.
그리고 강물은 수도관을 통해 우리가 있는 곳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밖으로 나가기까지 한다는 것.
이 모든 것이 밖에서 안으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우리는 자연이 주는 신호를 알지 못하고 자연과 분리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
끊임없이 자연은 우리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나는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대답해 달라고...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을 꼽는다면 바로 이 장면인데요.
이미 아이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자연의 신호를 듣고 자연에 머물러 있는 이 장면.
우리도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느껴져서인데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날것 그대로의 거친 느낌, 그 '자연스러움'을 그림으로 멋지게 표현해낸 <Outside in>.
글과 그림이 너무나 매혹적인 그림책입니다.
*해당도서를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후기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