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8 - 망가진 여행 어떤 날 8
강윤정 외 지음 / 북노마드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래 사람은 내일 일을 알 수 없다. 아니, 내일 일은 둘째치고 5분 뒤에 일어날 일조차 알지 못한다.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은 이미 보통의 하루 속에서도 부단히도 반복되고 있는데, 여행을 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구덩이(!)에 뛰어드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요즘은 검색이 가능하니까 루트도 짜고, 후기도 보면서 여행 계획을 짜기도 하지만, 여행의 묘미는 그 모든 계획과 조사에도 불구하고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데에 있다. 


'망가진 여행.' <어떤 날 8>의 주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내 마음을 아프게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보다도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계획을 세우고 또 희열을 느끼는가. '망가진 여행'이라는 어구는 그 모든 기대과 정성을 무참히 짓밟힌 기분이 들게 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 여행'이 망가진 것은 아니므로(ㅋㅋㅋ) 마음을 가다듬고 책을 펼쳤다. 


표지도 그렇지만 <어떤 날> 시리즈의 최대 장점은 바로 감성적인 사진들이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라 괜히 더 멋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 낯선 종이 질감과도 잘 어울린다. 그리고 저자 한 명 한 명이 담담히 기록하는 여행 이야기는 마치 친한 친구의 이야기를 듣듯이, 혹은 남의 일기장을 몰래 펼쳐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내 돈이 나간 것도 아니지만 비행기표가 아까운 이야기도 있었고, 머피의 법칙도 이정도일수는 없을 것 같은 사건들이 연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일상에서의 하루하루와는 다른, 그래서 더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여행은 아니었을까. 비록 계획과 달리 '망가졌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무래도 재미가 없지. 책을 덮고 나의 '망가진 여행'을 조심스럽게 떠올려 본다. 아직은 망가진 상태 그대로, 재미있는 추억이 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지만. (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