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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고 말해 ㅣ 스토리콜렉터 52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뭐가 미안한 줄 모르는데
어떻게 미안하다고 하니...
미안하다고 하면
뭐가 미안한지 물어보질 말든가...
경찰들의 인기맨 조 아저씨는 안그래도 삐걱대던 부인과의 관계가
지난 번 딸이 죽을 뻔한 사건으로 더없이 멀어진 상태다.
이전에도 따로 살고 있었지만
그 사건 이후 아예 다른 지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오랜만에 아빠를 만나러 온 딸 찰리와 함께 출장을 떠나는데
이 인기부자 부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역시나 경찰 그리고 사건이다.
조는 학회 다음날 딸과의 조용한 식사를 하고 돌아가려했다.
사건의 냄새를 폴폴 풍기는 경찰들을 피하고 싶지만
경찰의 그를 향한 인기는 사그라들 줄 모르고
경찰들은 그를 사건현장의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는다.
농가 부부를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른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인근 호수에 꽁꽁 언 여성의 시체가 발견된다.
잠깐의 관찰과 추리로 지역 경찰들이 무색하게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던 두 사건을 연결시키는 조.
게다가 호수에서 발견된 여성의 시체가
놀랍게도 3년 전 실종되었던 두 소녀 중 한명이었으며
며칠 전까지도 살아있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렇게 조는 3년 전 여름 이 지역의 뜨거운 이슈였던
소녀실종미스터리에 발을 깊숙이 담그게 된다.
현재의 조가 사건의 실마리를 쫓는 가운데
한참 삐뚤어질 나이의 딸 뒤치다꺼리까지 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서는 사라진 두 소녀 중 한명의
길고 긴 일기를 통해 소녀들의 감금생활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름 축제가 끝나는 날 절친소녀 두 명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들은 가출한 것도 죽은 것도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지하에 감금되어
그들의 실종뉴스를 살아서 전부 듣고 있었다.
오랜 지하 감금생활 중 변화가 찾아왔지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좋지 않은 일 같긴 하다.
하지만 깨끗한 옷을 입고 내려오는 친구를
부러워도 했다가 질투도 했다가
왠지 보호 받는 것 같아 고마운 거 같기도 하다.
그동안 기록자인 소녀는 관찰자 입장에 머문 수준이었지만
가까스로 친구를 지하에서 탈출시킨 이후
친구가 자신을 무엇으로부터 지켜주었는지 알게 된다.
인간이 성장함에 있어 가장 위험한 시기는 청소년 시기일 것이다.
육체적 성장은 겉보기에 성인에 가깝지만
정신적 성숙은 미처 따라오지 못하는 시기.
안타깝게도 아이들은 육체적 성장이
어른의 요건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줄 모르고
이미 다 큰 성인인양 어른 흉내를 내곤한다.
그 경계선 너머의 두 소녀의 이야기를 보며
그 경계선 너머를 꿈꾸는 소녀가 정신을 좀 차렸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