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내고향 함경도 서울사람도 아니고

탈북 새터민도 아닌

롸잇나우, 현재 북한원주민이 쓴

이것이야말로 레알 북조선 소설.

사람만 탈북하는 게 아니다.

탈북 소설 <고발>의 재조명_-bbb

 

종전의 시대.

일부 종교분쟁 지역을 제외하고

목숨을 걸다라는 말이

아주 열심히 하다 혹은 지위를 내려놓다 정도로 쓰이고 있는 요즘,

진짜 그 말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곳이 있다.

 

한겨울 거센 북쪽바람을 맞으며

꽝꽝 언 강을 맨몸으로 건너는 사람들.

강에 빠져 얼어 죽든 감시군인의 총에 맞든

어쨌거나 일단 목숨을 내놓고 탈북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렇게 나라를 등지는 중대한 일에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에서는 스릴만점 러시안룰렛 같은 매일매일이 이어진다.

 

식구 중에 누구 하나 삐끗하여

하루아침에 출신성분이 곤두박질치면

대대손손 붙어 다니는 연좌꼬리표.

내가 잘되지 않아도 좋으니

남이 망가지는 모습이 보고 싶다,

없는 남의 허물도 호시탐탐 노리는 이웃감시제.

지역이동 허가증이 없으면

부모님이 임종을 해도 고향을 방문하는 것이

국경을 넘는 것 만큼 어려운 근무구역오픈감옥.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게 만들고

살아온 날만큼 연기인생 구력을 쌓아가는 북한의 소시민.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그들의 일상은

흡사 과거 노예제도나 일제강점시대를 보고 있는 것 같이

부조리하고 고단하다.

그럼에도 작가는 짧은 에피소드 마다

각기 다른 북한의 맹점을 지적하며

어이없는 실소가 터지는 블랙코미디로 승화시켜 그게 더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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