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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의 시대 -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경제·복지 패러다임
서상목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8월
평점 :

균형의 시대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많은 의문이 들었다. 산업화 시대부터 지속되어 온 양극화를 어떻게 풀 수 있단 말인가.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권은 그동안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그때마다 여야 간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진통 끝에 어느 정도의 경제발전과 복지 성장을 마련했다. 동전의 양면처럼 치명적인 위기 상황도 있었다. 경제적 불평등, 고용 불안, 저출산, 노인문제 등은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다. 더불어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매일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지난 50년간 경제와 복지 분야에서 연구 활동과 정책 만들기에 앞장선 전문가다. 국회의원 3선과 1994년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활동했다. 양극화와 빈부 격차 문제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상하면서 2040의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와 복지국가의 길'을 제시하는 복지와 경제의 융합인 '웰페어노믹스(Welfarenomics)' 개념을 창안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경제, 복지 발전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구현을 위한 분야별 대책을 제시한 책이다. 경제, 복지 정책 전문가가 말하는 양극화 해법이 궁금하다.
우리 사회가 위기에 처한 현상을 설명하고, 해결로서 '웰페어노믹스'로 요약되는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4차 산업혁명 키워드로 '창조융합'과 '상생발전'을 꼽으면서, 기술혁신에 더해 사회혁신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경제는 시장원리에 의해 작동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부동산 정책도 시장원리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성장과 분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과 일자리 창출을 제시한다. 일자리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사회복지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고령 친화 산업과 국민연금 기금도 일자리 창출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사회복지의 핵심은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것으로 정부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회안전망을 기본소득제 중심으로 새로 설계할 것을 건의한다. 경제적 가치 창출에 더해 사회적 가치 창출이 부각되는 새로운 '균형의 시대'를 맞아, 이를 위한 구체적 정책을 제안한다. 정부의 역할만 강조되는 '복지국가'에서 개인 및 기업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복지사회'로의 진화 필요성을 언급한다.

머리말에 '이 책은 지난 몇 년간 필자가 언론에 기고한 글을 현 상황에 맞도록 수정 집필한 것'이라고 말한다. 주제 하나를 모두 담아야 하는 칼럼 형식으로 쓴 글을 엮은 듯해 각 장의 소제목 안의 글이 잘 정리되지 않고 중복된 내용이 많다. 역사는 반복되므로 과거를 통해 배울 점이 있다는 건 인정한다. 다만 1970년대에서 이어지는 지금까지의 경제정책, 복지 형태가 계속 설명되어 지루하다. 특히나 박정희 패러다임, 한강의 기억이란 단어는 젊은 세대에게 충분히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단어라 할 수 있겠다. 영국, 북유럽 등 선진 국가의 다양한 정책을 소개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으나 오늘날의 한국 경제와 복지에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국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모든 면에서 잘했다고 할 수는 없다. 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다. 역대 정치권력을 가진 이들의 장단점을 나열할 때 균형적이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친 견해를 보여 독자로 하여금 저자의 정치적 성향을 느낄 수 있게 한 점은 지적받아야 할 점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 원인을 여러 이유들이 아닌, 하나의 사례(특목고 폐지로 인한 고교 평준화, 강남 8학군 붐으로 인해 강남 집값 상승)로 단정 지은 것도 아쉽게 읽힌다.
경제, 경영 그리고 복지가 상호 보완적 관계를 이루면서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내는 '함께 가는 자본주의'를 구축하는 것이다. (중략) 무엇보다 우선순위를 경제성장률보다는 일자리 창출에 두어야 한다. 이는 고용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건설과 서비스 부문의 활성화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36)
경제 위기는 역사적으로 경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효율과 형평 간 균형을 잡는 역할을 했다. 산업화의 급진전은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고, 대안으로 '형평'을 의식한 사회복지제도가 발전했다. (p.56)
수익 창출보다는 사회적 성과를 강조하는 사회성과 채권 제도가 도입된다면 좀 더 많은 사회적 기업과 기업가가 육성되어 '혁신복지'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p.82)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성장 정책을 추진할 때 분배 측면을 살펴보고, 분배 정책을 추진할 때도 성장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는 균형적 시각이 필요하다. (p.115)
경영 측면에서 복지경영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업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복지 측면에서 복지경영은 경영적 시각을 복지에 적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시대적 대세로 정착되어가고 있다. (p.183)
책 제목과 저자의 이력만으로 도서를 선택하는 건 역시 큰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복지와 경영의 융합인 복지경영, 자체는 나쁘지 않은 정책이다. 젊은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노인을 위한 기초연금 마련 등 기본소득 보장 또한 이치에 맞다. 현 정부의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정책 전문가로서 문제점을 꼬집고 올바른 해결법을 제시하는 것이 그의 역할일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구시대(1970~1990년대)와 한국 사정에 잘 맞지 않는 다른 국가와의 정책 비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웰페어노믹스(2013년에 처음 언급)라는 저자가 만든 새로운 개념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어디까지나 필자의 좁은 견해일 뿐이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라 불리며 미래를 알 수 없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비전이 될 수도 있는 책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정부의 경제, 복지, 위기관리 등 전반적인 정책 내용이 궁금한 이에게 <균형의 시대>(이담북스, 2020)를 권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현명한 답을 얻을 수도 있을 거다.
* 본 포스팅은 <이담북스 서포터즈>로 책을 무상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책 제목과 저자의 이력만으로 도서를 선택하는 건 역시 큰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복지와 경영의 융합인 복지경영, 자체는 나쁘지 않은 정책이다. 젊은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노인을 위한 기초연금 마련 등 기본소득 보장 또한 이치에 맞다. 현 정부의 잘못된 점이 있다면 정책 전문가로서 문제점을 꼬집고 올바른 해결법을 제시하는 것이 그의 역할일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구시대(1970~1990년대)와 한국 사정에 잘 맞지 않는 다른 국가의 정책과 비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웰페어노믹스(2013년에 처음 언급)라는 저자가 만든 새로운 개념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도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어디까지나 필자의 좁은 견해일 뿐이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라 불리며 미래를 알 수 없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비전이 될 수도 있는 책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정부의 경제, 복지, 위기관리 등 전반적인 정책 내용이 궁금한 이에게 <균형의 시대>(이담북스, 2020)를 권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현명한 답을 얻을 수도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