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나무
J.M. 바스콘셀로스 원작, 이희재 만화 / 양철북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워낙 유명한 책이라 내용을 모르지는 않았다

나 역시 어렸을 적에 즐겁게 읽었던 책이기도 하다

글밥이 있는 책과 그림이 있는 책의 차이가 있다면

머리속으로 상상하느냐 내가 미처 상상하지 못하는 것까지 표현한 작품을 보느냐인 것 같은데

내 머리 속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이미지와 작가님의 표현이 처음에는 조금 달라서

새로이 작품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이희재작가님은 내 친구같은 악동이 연재 시절부터 접했던 작가님이라 그런지

더 반갑기도 했다. 화려하고 정제된 그림들에 익숙한 요즘 친구들에게 어쩌면 조금 낯선 그림체일 수 있으나 그러기에 더 매력을 느꼈다. 

읽는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중반부 이후부터는 자꾸만 눈물이 고이는 걸 참기 어려웠다.

원작 이야기 자체의 힘과 그림적 상상력과 표현력이 더해져서 더욱 마음에 그 내용이 와닿는 걸 느꼈다.

나의 생존, 살아남음, 경쟁,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 착함을 가장한 어리석음처럼 느껴지는 요즘,

그 시대를 따라잡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던 나에게 내 주변을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책이었다.

나도 누군가의 라임오렌지나무가 될 수 있길.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의 뽀르뚜가가 될 수 있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이 온다 : 연민 편 교과서 삼색 문학 읽기
강양희 외 엮음, 최아영 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아,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친구들을 위하여 쓰여진 책임을 느꼈다. 구성이 그러했고 시리즈가 그러했다. 교과서 속 문학 읽기를 소재로 하였고, 책의 엮은 이도 대부분 중학교 선생님들이시다. 나 또한 이 책 내용들을 대부분 학창시절에 접해봤었다. 아마 이 책을 사려는 이들은 중학교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책이었다. 하브루타를 도입한 질문수업 코너나 글에 대한 해설이 들어 있어 더더욱 그러한 부분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책 안의 작품들은 내 마음을 움직이는 정말 좋은 글들이 많아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삽화와 식자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비슷한 주제를 품어 비슷한 마음의 울림을 주는 계열의 글들이 장르와 상관없이 함께 묶인 점도 다채로웠다. 내가 접한 이 연민 편에도 내 살 길 바삐 사느라 미처 지나쳐버린 내 주변의 안타까움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그런 이야기들이 더 많았다. 가난, 관습, 욕심, 그리움과 같은 감정이 서려있는 작품들이라 더 눈길이 갔다. 소설은 소설대로의 진한 감정선으로, 시는 시 다운 한번 돌이켜 생각해보게 하는 은근함으로, 수필은 그 자체로의 수다 떠는 듯 편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마음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어쩌면 입시나 내신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다가올 이 책을 다른 의미로 더 찬찬히 읽게 되었던 것 같다.


어쩌면 국어공부에서 이러한 문학작품을 읽는 건 작품 분석 스킬을 올리기보다 이런 여러 감정선들을 더욱 감정이 풍부할 청소년들이 놓치지 않고 접하게 도와주기 위함인데 그런 의미에서라면 우리가 하고 있는 이 교육이라는 건 어쩌면 그 초점이 너무도 달리 와버리는 건 아닌가 싶다. 문학을 그 자체로 즐기지 못하고 수업의 재료로만 쓰는 것, 다양한 것을 짧은 시간 내에 주기 위하여 온전한 글을 토막내어 읽는다는 것, 그리고 소화할 시간조차 주지 못하는 교실이 어른인 내게는 조금 책임 없는 순간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연민의 글을 읽다보니 괜한 연민의 감정선이 더 커졌나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처받은 영혼들
알리사 가니에바 지음, 승주연 옮김 / 열아홉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작년 이 맘 때 러시아에 여행을 다녀온 이후, 나는 낯섦에도 매력적인 나라 러시아에 푹 빠져버렸다.

영화 아이스에서 느껴본 러시아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빵빵 터지는 웃음과 그 안에 녹아들어있는 그들만의 진정성과 따뜻함이 참 좋았는데, 그래서 아마 이 책에 손이 갔던 것 같다.


러시아의 소설. 여류작가의 소설. 내게는 러시아의 소설이라고 하면 안나 카레니나나 전쟁과 평화를 쓴 톨스토 쯤에 머물러있는 것 같다. 벌써 100년은 더 된 러시아 문학이 내게는 러시아의 마지막인 것이다. 그리고 상당히 보수적으로 여겨지는 러시아의 문화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여류작가의 소설이라는 점도 흥미를 끌었다. 무엇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내게 상처받은 영혼들이라는 매력적인 타이틀의 추리소설이라는 점이 더욱 인상깊었다.


책을 만난지는 조금 되었으나 그동안 너무 바빠 바로 손에 잡지 못한 것과는 다르게 막상 잡고 나니 뒷 내용이 궁금해서 자꾸만 손이 가고 자꾸만 페이지가 넘어갔다. 이야기는 1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첫 장에는 우연히 길에서 만나 찝찝한 상태에서 태우게 된 낯선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부터 이야기가 열린다.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각 장마다의 사람들이 죽고, 또 그 죽음을 추리해 나가기 위하여 또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는 추리를 해보려 하지만 막상 추리가 잘 되진 않아 아쉬웠지만, 마지막 장을 읽고 나니 모든 의문점이 풀리며 후련함을 맛볼 수 있었다.


사실 추리의 묘미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지만, 더 인상 깊은 점이 있다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배경 속에 러시아 현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이었다. 여행으로서는 들여다보기 힘들었던 러시아라는 나라에서 살아가기 위하여 겪어야 하는 삶의 굴곡, 소련의 붕괴 이후 벌어지고 있는 부의 격차, 어느 사회에나 다 있겠지만 러시아의 측면에서 드러난 사람들 사이의 치부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다.


내게 러시아라는 나라의 이미지가 차갑고 딱딱하기만 했다면 이 소설에 관심을 덜 가졌을텐데 지난 여행에서 러시아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딱딱하지만 막상 겪다보면 속정이 깊은 그런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했기 때문에 더욱 그들의 속내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작가가 내 또래의 여성이라는 점도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우리도 세대마다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듯, 러시아 역시 그러하리라 생각하는데 유년시절에 소련의 붕괴와 자본주의의 도입 등을 겪은 혼란의 시대의 작가가 바라본 날카로운 시선들은 영국 가디언지가 왜 현대 러시아의 가장 흥미로운 목소리라 평했는지 알 수 있는 관점들이었다. 예전 여행에서 만난 고려인에게 들었던 소련과 러시아의 차이점과 그로 인해 향수를 느끼는 시민들, 또는 변화에 적응해나가는 이야기들이 꽤 흥미로웠기에 더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


단순히 추리소설로 읽기에도 재미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러시아라는 나라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삭아삭 문화학교 - 꼭꼭 씹어 먹는 동녘 어린이교양
목수정 지음, 설찌 그림 / 동녘주니어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틀에 맞춰 생활하던 시기었다. 그러다보니 조금 다른 모습은 허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나는 굉장히 소심하고 조용하게 눈에 띄지 않게를 꿈꾸며 살아왔다. 지금은 어른이 되었지만 어른이 되고도 한동안은 난 조용한 사람이야, 난 옳은 일을 하고 싶어,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면서 내 안의 틀에 갇혀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나를 표현할 기회들을 얻게 되었다. 음악적으로, 춤으로, 그림으로. 때로는 부르거나 하다가 때로는 다른 사람의 표현을 접하기까지. 그리고 이렇게 해도 괜찮다는 다른 사람들의 폭을 접할 때마다 내가 조금씩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던 사람들도 지금은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도 했다. 그런 것을 무뎌졌다고 처음에는 생각했는데 어쩌면 내 안의 틀이 조금씩 깨진 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여전히 아쉽다. 조금 더 빨리 깨질 기회를 만났다면 조금 더 빛깔을 담은 나의 삶을 살아갔을텐데하고. 또 때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정답이 정해지고 정제된 언어로 나열된 지식만 배우는 요즘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나 예술은 어쩌면 필요없는 것, 쓸데없는 고민으로 치부되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친구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그것을 포용할 수 있도록 나의 관점을 길러주는 이번 책이 유난히 반가웠다. 읽는 내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도록 길지 않은 분량, 재미있는 그림, 그리고 (이건 아마 학부모님을 겨냥한 듯 하지만) 교과서와의 연계까지 소개하여 배움을 놓치지 않은 부분까지 인상깊은 점이 많았다. 나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틀 밖으로 조금씩 자유로워지면 어떨까. 그러한 결심의 한 기로에 이 책을 접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울지 마, 레몬트리 한울림 지구별 그림책
일리아 카스트로 지음, 바루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이 책이  손에 잡힌 이유는, 다만 표지의 쓸쓸해보이는 아이와, 그 아이가 의지하고 있는 듯한 나무 그림이 예뻐서였다. 그러나 책 표지를 펴는 순간부터 느겨지는 막막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 배경지식을 잘 모를 때에는 히틀러의 나치정권이 생각났다. 그런데 내용을 읽고 보니 아르헨티나 독재정권에 대한 이야기임을 알 수 있었다. 보는 내내 마음이 참 먹먹하였다. 우리네의 역사도 떠오르고, 또 개개인이 안고 있는 아픔도 떠올랐다. 그래서 쉽게 책을 내려놓지 못하고 여러 차례 뒤척이게 되었다.

 

힘이라는 건 참 매력적이고도 무서운 존재이다. 너무도 쉽게 많은 이들을 상처줄 수 있기에... 우월감과 상처를 줄 수 있기에.. 그래서 나는 늘 내 자리에서 내가 갖고 있는 위치나 힘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을을 느끼며 조심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노력해도 안되는 부분들이 있다. 또 주변에서 그만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너무도 쉽게 휘두르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저마다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는 레몬트리가 힘든 살마들의 곁에 있기를. 그리고 때로는 내가 그러한 존재가 되어줄 수 있기를. 도 제목처럼 울지말라고 다독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