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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선 단 한 끼도 대충 먹을 수 없어
바이구이(by92)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우리나라도 지역에 따라 맛의 바운더리가 넓지만 우리 나라의 음식은 여러 재료와 양념의 조화 속에 그 맛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반면, 일본의 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다른 재료들을 빼는 것에서 그 맛을 찾는다고 한다. 서양 문물을 빨리 받아들여 서구화가 일찍 진행되었지만 뺄셈의 미학은 잊지 않은 일본의 전통식 요리, 와쇼쿠의 요리를 찾아가는 것이 저자의 첫 관점이다.
다만, 독특한 점이 있다면 우리가 바라보는 일본인의 식탁은 바로 도쿄라는 지역에서 펼쳐진다는 것이다. 일본의 수도인 만큼 여러 핵심되는 맛이 모두 모인 곳이 아닐까 싶다. 서울도 예전엔 민숭맹숭, 딱히 특징도 맛도 없는 그런 지역이었는데, 어느 순간 전국의 맛집들이 몰려오더니 지금은 어디나 가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지 않은가. 그런 것처럼 일본 또한 맛난 음식으은 모두 도쿄에 와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며 도쿄 여행을 꿈꾸는 자로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 이 책은 집밥부터, 로컬들이 먹는 평범한 맛집, 계절마다 펼쳐지는 독특한 일본의 제철 음식이나 면식부터, 스튜, 술, 한그릇 음식, 세계 여러 나라 음식에 마지막으로 디저트까지! 그냥 모든 음식 문화를 다 다루고 있다. 외신 기자로서 저자가 도쿄를 누비고다 다니며 접했을 맛있는 음식들이 읽기 전부터 기대될 뿐이다.

책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맛있는 음식을 사진과 곁들이지 않은 점이다. 보통은 맛있는 음식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여 더 구미를 당기게 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 책은 그러지 않았다. 작가의 불성실함이라기보다 상상력을 돋우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아닐까 싶었던 것이, 글을 맛깔나게 쓰고, 또 담백하면서도 상세하게 맛을 묘사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맛에 대한 상상이 펼쳐진다. 오히려 이미지만 보고 실망할 수 있을 그런 부분을 책에서 막아준달까.


책의 구성은 크게 메뉴에 대한 설명과 함께 먹는 팁을 소개하고, 이어서 자기가 추천하고 싶은 음식점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내가 가장 눈길이 갔던 내용은 일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스시였는데, 스시의 유래부터 스시에 관한 용어, 스시 맛집들 뿐 만 아니라 스시 먹는 방법이나 스시를 접하기 전 알아둬야 할 예절들, 그리고 스시 요리사를 구분하는 명칭에 대한 소개까지 두루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맛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문화를 소개한다는 점이 기자로서의 색이 나타나는 부분이 아닐까 싶었다. 읽으면서 가 보고 싶은 곳이 생기면 나도 모르게 구글 지도에 맵핑하고 있다. 물론, 그래도 외지인이니 아무래도 외지입맛에 맛는 곳들이겠지만, 어쩌면 관광객에게만 유명한 그런 음식점이 아닌, 진짜 숨은 보물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설렘이 가득해지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대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