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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역사 - 외환위기부터 인플레이션의 부활까지 경제위기의 생성과 소멸
오건영 지음, 안병현 그림 / 페이지2(page2) / 2023년 7월
평점 :
오건영님의 책은 늘 곁에 두고 여러 번 읽는다. 이 책 또한 그러할 듯 싶다.
삼프로TV에서 완전 초창기에 했던 신의 경제사 특강 시리즈 ( https://www.youtube.com/watch?v=0wiB3v-1yNE&list=PLQvqXcm97CTCSNxkTuQrZvQqGsIWDLTy2&ab_channel=%EC%82%BC%ED%94%84%EB%A1%9CTV_%EA%B2%BD%EC%A0%9C%EC%9D%98%EC%8B%A0%EA%B3%BC%ED%95%A8%EA%BB%98 )를 애청했었다. 몇 번을 돌려봤는지 모른다. 내가 살았으나 살면서도 잘 알지 못했던 경제 이야기. 그 때 마침 내가 야근을 밥먹듯이 할 시점이라 밤샘 친구로 오건영씨를 곁에 뒀었던 셈이다. 그래서 이번 책은 각별하고 또 푹 빠져서 읽은 책이기도 하다.
신의 경제사 특강에서는 일본 버블, IMF, 위안화 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재정위기를 폭넓게 다뤘다면 이번 위기의 역사에서는 조금 더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올 IMF, 닷컴버블, 금융위기, 코로나19 이후의 인플레이션 위기와 같은 현대 시점까지의 이야기까지 콕 찝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다루며 그가 소개한 서문, 그리고 내가 방송을 보며 느꼈던 부분이었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IMF를 겪고 나니 외환이 출렁이면 또다시 위기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데, 그런 두려움은 잘 알아야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담았다고 한다.
하지만 또 여타 전문서적이 그러하듯, 한 분야의 이야기를 너무 깊게 다루다보면 딱딱하고 지루하고 재미없어지는, 인과관계만 따지다 끝나버리는 그런 일들을 우려하여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자신의 서사를 넣어 가까운 현실과 그때는 크게 자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우리 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드라마틱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 허상이나 가벼운 것은 아닌 것이, 오건영님 특유의 '자료'의 힘 덕분에 중요한 기사들을 발췌하여 소개해주고 있어 당대 시대상을 근거를 갖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니까, 근거는 있되 딱딱하지 않게 녹여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저자의 입장에선 그러다보니 생략되거나 특정 부분이 부각이 될까 우려하고, 또 그로인해 잘못된 경제 역사를 다루지 않을까 우려하는 부분이 서문에도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사실 나 같은 대중들은 이정도로도 충분히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다.
책에 만화가 나와있다고 하지만 내용 자체에 들어있는 것이 아닌, 챕터마다 2~4컷 정도의 짧은 구성으로 들어있다. 그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챕터 도입부에 있는 삽화인데, 진중하면서도 어찌나 웃음을 유발하던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정말 그 역사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아주 효과적인 챕터였다.
중간중간 기사를 발췌하여 소개하고 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는 형광펜 치듯 노란 강조 표시가 있는 부분이나, 그래프를 소개하고 그 그래프에 대한 부연설명, 해석을 코멘트로 넣는 것이 오건영님 특유의 친절함이 묻어나오는 부분이 아닌가 싶었다. 덕분에 어려운 그래프도, 흥미롭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아무래도 현재의 코비드 상황 이후의 인플레이션 위기에 대해서이다. 얼마전 읽었던 정광우(86번가)님의 투자의 역사는 반드시 되풀이된다가 이 코비드 상황을 다루어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일맥상통한 이야기를, 또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이야기를 아주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어 좋았다. 사실.. 오건영님 책 읽고 정광우님 책을 읽으면 더 재미있을 뻔하긴 했지만ㅋㅋㅋ 마지막에 나오는 위기의 순간은 '분절'로부터 오며 이러한 분절이 일어나는 시점은 '장기간의 안정적인 경제 환경 속에서 싹트는 지나친 낙관과 예측, 그것을 바탕으로 오는 안이한 사람들의 태도, 그리고 그 순간 찾아오는 급격한 금융환경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적이라면 그 반복의 원인과 결과는 조금씩 다르기에 우리는 역사를 들여다봐야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원인과 결과는 무엇인지 바라봐야한다는 나의 마음 속 경제사 스승님 오건영 스승님께 오늘도 나는 참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에 위기의 역사 속 사건들이 언제 있었는지 타임라인(연표)를 넣어두었는데, 이게 꽤 도움이 되었다. 작가님이 서두에 이야기하셨듯, 이야기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일의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을 지양하고 보다 더 흥미로운 부분으로 서사를 섞어 이야기를 구성하셨다고 했는데 그 덕분인지 이야기의 몰입도가 높았지만 머리 속에서 흐름이 잘 안 잡히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연표가 있어 한가지 주제의 내용이 다 정리된 후에 다시 한 번 일의 순서를 되짚어볼 수 있어 좋았다. 책의 구성도, 책의 이야기도 뭐 하나 놓칠 것이 없는 이 책!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대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