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대와는 많이 어긋난 책이었습니다. 문제제기를 하고 대안과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외부 인용이 지나치게 많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자의 의견인가 하고 읽다보면 대부분 주석이 달려있었거든요. 저자가 읽고 연구한 것들을 잘 정리해서 배열해놓은 느낌이랄까요. 저자만의 고유한 문제제기나 철학이 느껴지지 않았고,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 접목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학자와 저서를 알 수 있었다는 점은 좋았으나, 이 책이 서평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만큼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책상에서 머리로만 한 연구가 아니라 현장에서 몸소 성매매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경험한 고민과 질문이 담겨 있어 좋았습니다. 경제와 관련한 전문 용어와 개념이 많아 편하게 읽히는 글은 아니지만, 분명 씨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