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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9월
평점 :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은 작가의 문학여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독서를 엿볼 수 있고, 동시에 그 책들에 대해서 나도 같이 생각할 수 있었다. 이미 읽은 책은 새롭게, 읽지 않은 책은 두근두근 호기심을 품고. ,
나에게 문학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늘 말해왔던 것처럼, 문학은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으니, 모든 사람들이 전문적인 작가가 되지는 않더라도 누구나 "문학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시쓰는 버스운전사, 동화쓰는 선생님, 소설쓰는 판사와 검사, 책읽는 청소부, 에세이쓰는 경찰관 등등 사실 현실에도 문학은 이렇게 우리 가까이에 있으니까... 그래서 그가 소개하는 혹은 언급하는 많은 책들을 아직 읽지 않았음에 절망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읽을테니까. 길어진 독서 리스트가 숙제가 아니라 절망속의 기쁨이 될 수 있기를, 작가의 말처럼, 절망하는 순간, 슬퍼하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마르크스의 <경제학 철학 수고>(1844)의 교환과 관계의 언급을 마르크스의 사랑론으로 해석하는 것, 그리고 그 내용을 <어린 왕자>(1943)의 여우이야기와 연결지어 설명하는 장면은 너무 감동적이었다. 마르크스와 생떽쥐베리... 한번도 연결시켜보지 않았던 두 사람이 내 머리속에서 이제 화학적으로 결합하게 되었다. 이런 놀라움이 가끔 이렇게 비평서를 읽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인간일 때, 그리고 세계에 대한 인간의 관게가 인간적인 것일 때, 그럴 때 당신은 사랑을 사랑과만, 신뢰를 오직 신뢰와만 교환할 수 있다. 당신이 예술을 향유하기를 바란다면 당신은 예술적인 소양을 쌓은 인간이어야 한다.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면 당신은 현실적으로 고무하고 장려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인간이어야만 한다. - P345
인간(과 자연)에 대한 당신의 모든 관계는, 당신의 의지의 대상에 상응하는, 당신의 현실적인 개인적 삶의 ‘특정한 표현‘이어야 한다. 당신이 사랑을 하면서도 되돌아오는 사랑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즉 사랑으로서의 당신의 사랑이 되돌아오는 사랑을 생산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인간으로서의 당신의 생활 표현을 통해서 당신을 사랑받는 인간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당신의 사랑은 무력하며 하나의 불행이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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