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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마틴 루터 킹 ㅣ 우리 반 시리즈 25
김은영 지음, 쏘우주 그림 / 리틀씨앤톡 / 2024년 1월
평점 :
'잼민이' '급식충' 이런 말 들어보았을 것이다.
특정 분야에 미숙한 사람을 나타낼 때 단어 끝에 '-린이'를 붙이는 말 또한
어린이를 향한 혐오와 차별의 표현이다.
미래를 이끌어 갈 어린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뒤에선 미성숙하고 어린 존재로 보는 편견이 반영된 말을 서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어린이를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보지 않기에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이용이 제한하거나 공공연하게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과거, 혐오와 차별에 맞서 싸웠던
흑인 인권 운동의 아이콘, 마틴 루터 킹이
만약 우리 반 친구로 환생하여 '노키즈존'을 겪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 반> 시리즈는 교과서에서나 만날 수 있는 위인이
'우리 반 친구가 된다면 어떨까?'하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시작하는 위인 동화이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선 역사적 위인이
저승의 뱃사공 카론을 만나 다시 한번 생의 기회를 잡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흥미진진한 전개로 교훈은 물론 재미와 감동까지 꽉 잡았다.
<우리 반 마틴 루터 킹>은
흑인을 향한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고 평화를 외친 마틴 루터 킹이
21세기 대한민국의 12살 강마루로 환생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인종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비폭력 인권 운동을 펼치던 마틴 루터 킹은
과격파 백인 단체에 의해 저격을 당하고 눈을 감게 된다.
마틴 루터 킹의 연설에 감동한 저승의 뱃사공 카론은
인종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마틴 루터 킹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하는데,

하지만 알 수 없는 오류로 인해 21세기 대한민국에 도착하게 된 그는
자신이 12살 강마루의 몸으로 깨어난 걸 알게 된다.

미래는 살기 좋은 세상이지만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없고,
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노 키즈 존'을 보면서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과 혐오에 분노한다.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과 흑인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앞장섰던 마틴 루터 킹은
어른들의 사정에 의해 소외되고 차별받는 어린이를 위해 다시 한번 발 벗고 나서는데,
과연 마틴 루터 킹은 노키즈존을 없애고, 놀이터를 어린이에게 돌려줄 수 있을까?

<우리 반 마틴 루터 킹>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어리다는 이유로 발언권을 무시당하고,
억울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해
비폭력 운동을 펼치는 과정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노키즈존은 일부 매너 없는 손님으로부터
영업권을 침해받지 않기 위해 사업주가 내놓은 방침이지만
계속해서 어린이의 입장을 제한하고, 혐오 표현을 사용하여 아이들을 밀어내면
어린이들은 공동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미움은 미움을 쫓아낼 수 없고,
오직 사랑만이 그 일을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강마루의 모습에서
배려와 공존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평화적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던
마틴 루터 킹을 만나고 싶다면 <우리 반 마틴 루터 킹> 꼭 읽어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