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언제나 기적을 꿈꾸며 살아간다. 특히 어렵고 힘겨운 상황에 처해 있을수록 기적은 절박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그러하듯 대부분의 기적은 일어날 확률보다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실패들과 가끔의 성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희망의 노래를 부르기 보다는 절망스러움에 고통스럽고, 두려우며,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발견한 것은 ‘기적’보단 ‘수용’에 관한 이야기였다.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병을 앓고 있는 이들 혹은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의 가족이었다. 또는 불의의 사고로 소중한 누군가를 잃은 이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이미 왼쪽 폐가 없는 상황에서 오른쪽 폐에까지 암이 전이되고 있는, 긴박한 상황의 양호교사, 대지진으로 인해 네 명의 가족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어머니, 인생에서 가장 빛날 시기에 백혈병에 걸려버린 어린이들. 이 책의 모든 이들은 우리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직 젊은 나이인데 말기암과 뇌경색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어요.

저는 결코 불행하지 않습니다.

 

인간이란 참으로 신비한 존재이다.

 

그러나 이들은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이었다. 아침마다 화장을 하고, 비싼 옷을 사거나 맛 집을 찾아 거리를 전전하는, 육체가 건강한 어떤 이들보다 훨씬 참답고, 보람차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이 충분히 빛나고 있다고 믿고 있었으며, 자신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했다. 육체만 건강한 이들보다 사회에 공헌하고 있었으며, 낙천적인 사람들이었다.

 

인간에게는 죽음과 마찬가지로 피하지 못하는 일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시궁창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그 곳에서 별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찰리 채플린과 시인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다. 그렇다. 좌절과 절망에 고통스러운 시간들은 언젠가 지나가게 마련이다. 거창한 기적이 나타나주지 않더라도 언젠가 흘러가게 마련인 것이다. 때문에 언제 나타날지 모를 기적에 연연하는 삶은 무의미하다. 대신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처럼 비극을 온전히 수용하고, 스스로 기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책의 저자가 말하는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내던지지 않고, 지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어쩌면 우린 스스로 기적과 같은 일을 행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분명 이 책이 지금 절망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위로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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