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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명의 역사 -상 - 역사의 여명에서 종교개혁까지
에드워드 맥널 번즈.스탠디시 미첨.로버트 러너 지음, 박상익 옮김 / 소나무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서양 문명'의 역사다.
즉, 인물과 사건이 중심이 아니라 그 지역에 부흥했다 사라진 민족과 그들 문명의 역사가 서술의 중심을 이룬다.
구체적인 서술 방법은 이렇다. 이집트 역사를 논함에 있어, 이들 민족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상고시대, 제 1,2 중간기, 중간기, 신이집트에 대한 간략한 개요와 함께 그들이 언제 문자를 만들었고, 법을 만들었으며, 어떤 종교를 가졌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따라서 이 책은 정치적 치적이 높은 람세스 2세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하지만 신흥 종교를 만들었던 아케나돈에 관해서는 꽤 자세한 설명이 붙는다.
특히 종교에 대한 서술이 길다.
저자가 어느 특정 종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종교를 논함에 빼놓을 수 없는 것, 즉 히브리인의 역사에 대해 서술하기 위해 이 책은 기특하게도, '서양'이란 명명을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소포타미아, 페르스아 같은 근동의 역사를 함께 다루고 있다.
이것은 다른 '서양' 역사 책에서는 매우 보기 힘든 인상적인 기록이다.
그간 서양의 역사가들은 자신들의 문명의 출발점을 그리스에 비준했다. 자신들의 민주정 역사가 그만큼 오래됐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늘상 기록이 부족하단 이유로 그리스 민주정이 탄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그 땅 위에 존재했던 미케네와 미노아의 문명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소략하거나 의도적으로 빼먹는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이 책의 존재 의의가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무리하게 근동까지 확장한 범위를 '서양'으로 묶은 압력과 특정 종교에 대한 서술에서 저자의 객관성을 잃는 모습(히브리인의 묘사를 눈여겨 보라) 등은 이 책이 가진 절대성의 가치를 떨어 뜨린다. 또한, 이 책만으로는 결코 '서양' 역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 어떤 리뷰어가 지적했듯이 역사 책 치고 지도가 너무 적은 것도 문제다.
따라서 이 책과 함께, 부차적인 역사 책들(지도책, 각 민족을 개별적으로 다룬 역사책들)을 함께 통독 할 것을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