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3 - 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희망
조나단 프랭클린 지음, 이원경 옮김, 유영만 해설 / 월드김영사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은둔적 삶을 살고 있는 내게도 칠레 광부들의 매몰과 생환 소식은 기적처럼 들려 왔다. 서구권, 그 중에서도 특히 남미 사람들의 힘찬 목소리는 늘 관심을 끌었는데, 사실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 언론들은 인터뷰 보다는 주로 하이라이트 소식만 전해주기에 기회가 된다면 광부들의 인터뷰들을 더 찾아볼 생각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고맙게도 이 책이 나와 주었다. 

신간에는 선뜻 손이 가는 편이 아니지만 소식을 듣자 마자 구입해서 읽었다. 정리가 무척 잘 돼 있어서 그간의 내막을 쉬 알 수 있었다.  특히 17일간 굶은 광부들이 누굴 잡아먹을까? 하는 섬뜩한 농담 와중에도 인간미를 잃지 않은 모습에서 환희를, 숨구멍이 트이자마자 내려온 TV 때문에 대화가 단절되고, 공동체가 급속도로 와해됐다는 대목에서 '미디어의 광포함'을 읽었다. 

그 구멍으로 내려온 편지들 때문에 광부들이 더 힘들어했다는 대목에선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인간사의 축소판처럼 읽혔다. 그럼에도 삶에 대한 광부들의 의지는 나의 나태한 정신에 일대 체찍질처럼 여겨졌다. 아, 읽기 잘했다. 그리고 나는 책상 맡으로 가 내가 해야 할 일을 다시 시작했다.  

"너무 먼 미래를 계획하지 마세요. 언제 당신의 삶이 끝날 지 모릅니다. 현재를 사세요." 

 삶이 지겹도록 이어질 것 같은 날에는 종종 꺼내서 읽어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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