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

선덕여왕 - 마음으로 천하를 품은 여인
제성욱 지음 / 영림카디널 / 2009년 5월

불황의 시대가 장기화되는 요즘에는 옛 선조들 중에 국가경영을 잘 한 인물에 대해서 재조명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 대표적으로 얼마 전 대하사극으로 방영된 세종대왕이나 임진왜란이라는 어려운 위기속에서 나라를 구해낸 이순신장군 등의 인물이다. 그렇게 나라를 경영하는 성공한 CEO의 대표사례들로 재조명되고 있는 선조들은 주로 조선시대사람들에 치중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사에 조선시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조선, 삼국, 고려, 조선시대 등 각 시대별로 지금처럼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 쳐있을 때 뛰어난 능력으로 훌륭하게 경영한 인물들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선덕여왕도 그 중 빼놓으면 안 될 것이다. 현재 드라마로 상영되고 있긴 하지만 드라마라는 장르는 어차피 어느정도의 픽션을 가마하지 않으면 극의 재미를 줄 수 없어서 인지 다소 그시대적인 배경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지나치게 극화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책에서는 좀더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선덕여왕의 부드럽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었다.

선덕여왕은 어린 시절부터 여느 공주와는 남달른 면이 많았다. 아버지 진평왕 몰래 궁을 빠져나와 시전을 구경하며 왜적을 만나기도 했던 것처럼 진취적인 면이 없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선덕여왕이 어린 시절 덕만공주였을 때는 지금처럼 혼란의 시기였다. 왕권이 강력하지 못했고, 왕이 될 수 있는 성골귀족 또한 귀하던 시기였다. 게다가 친형제지만 경쟁의 구도속에 놓여있던 친언니 천명공주 또한 덕만에게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우리는 역사속에서 선덕여왕으로서의 모습만을 기억한다. 그녀가 여왕이 되기 전인 덕만공주였을 시절부터 동아시아 최초로 여왕이 되기까지 어떤 고초와 과정이 있었는지는 지금까지 조명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여왕에서  여왕으로 왕권이 승계된 사례도 극히 찾기 드문 경우인데, 선덕여왕에서 진덕여왕으로 왕위가 계승되기까지 그 과정도 흥미롭다.

이렇듯 수, 당나라와 고려, 백제 등 주변국들의 침략과 경쟁속에서도 찬찬한 문화를 꽃피워내고, 삼국통일의 기틀을 닦았던 동아시아 최초의 여왕 선덕여왕의 부드럽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금 현재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또한 본받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