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표 이야기 -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이정표.김순규 지음, 이유정 그림 / 파랑새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책 표지는 열세살의 정표처럼 파란 하늘빛에 순수한 구름이 뭉실뭉실 그려져있다.

백혈병...흔히 소설속 주인공이나 드라마속 주인공이 많이 걸리는 병이 아닐까. ^^

TV의 사랑의 리퀘스트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길거리에 모금 캠페인에서도 많이 들어본

익숙한 병이다. 하지만 그 치료과정을 TV로 보고 있으면 보는 사람마저 얼굴이 찡그려지고,

온몸에 힘이 들어갈만큼 보는 것만으로도 힘든 병이다.

 

요즘같이 의학이 발달한 시대에 백혈병은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맞는 골수를 찾지 못해 피어보지도 못하고 저버리는 정표같은 아이들이 많을 것이다. 몇 년전 KBS 프로그램에서 나온 성덕바우만 氏는 TV로 방영된 덕분으로 사람들의 대대적인 관심을 받고 결국 맞는 골수를 이식받아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TV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기증해준 분도 여전히 건강하게 살고 계시고.

 

그러나 우리나라 현실은 골수기증이나 장기기증은 아주 저조한 상태다.

단일민족이라서 다른 나라에 비해 형질이 맞을 확률이 높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기증을 하면 건강이 안 좋을 수도 있다는 의식이 많고 아프고 힘들 것이라는 선입견때문인 것 같다.

 

골수기증은 장기기증과 달리 골수는 기증후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겨난다.

기증하지 않아도 우리몸의 골수는 수명이 있고 수명이 다한 골수는 죽고 다시 새로운 골수가 생겨난다.

그런 나의 골수가 꼭 맞는 사람이 있다면, 기증하고 싶은 생각이 나도 있다.

당연히 환갑넘기신 우리 어머님은 반대하시지만..^^

기증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내 몸은 아주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기쁜 일이 아닐까.

현혈이랑 뭐가 다를까 싶은 내마음은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건지 ^^

 

정표이야기를 읽으면서 요즘 아이들이 전처럼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하던 나로서는 놀라울뿐이었다.

아픈 자신보다 엄마를 더 생각해서 자기가 보조침대에서 자겠다고 우기는 정표.

의사선생님들이 시키는대로 아프지만 참고 골수체취를 하는 정표.

먹고 싶은 라면을 일기장 가득히 그려놓고 요리과정까지 재미있게 적은 정표.

잠시 퇴원한 사이에 학교가서 즐거웠던 마음을 선생님께 표현하기 위해 편지를 쓴 정표.

이 모든 모습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예쁘던지.

내 어린시절 동심으로 돌아가 그때의 친구들, 선생님, 교실, 운동장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정표.

그런 정표가 이 세상을 떠나 맑고 파란 하늘나라에서 아프지말고 편히 쉴 수 있길 바란다.

정표덕분에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의 의미와 값어치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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