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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앉은 오후 네시
권오영 지음 / 소동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제목도 표지도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책의 첫인상은 소박하면서도 차분한 느낌. 평소에 감성적인 글들을 좋아하는편이라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었던 것 같다. 책에 들어간 사진이나 그림 모두 작가가 그렸다고 한다. 여기서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좌절. 왜 글도 잘쓰고 그림도 잘그리고 사진도 잘 찍는 능력을 이렇게 한사람에게만 몰아서 줄까하는 생각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넘긴 페이지에서 작가가 결코 젊지 않은 나이이고, 여성이고, 미혼이라는 사실에, 내가 생각했던 이 책의 작가의 이미지와 달라서 조금 놀랐다. 그리고 목차부분에서 먼저 읽어내려갔던 소제목들이 평범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들어 큰 부담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1장부터 그녀의 단단하면서도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내 주위에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그녀의 시각을 통해 보여준다. 어찌보면 너무 담담해서 무미건조해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나는 더욱 그녀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삶을 살아가면서 무심결에 쉽게 지나칠 수 있었던 주위의 풍경과 사물에 초점이 맞춰지기도 하며, 식물과 동물이 되어보기도 하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사진이나 그림 또한 책을 읽는 재미 중에 한가지를 느끼게 만들었다.
이렇게 이번 책을 통해 오후 4시의 나른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처럼,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그녀의 이야기가 아직도 잔잔하게 내마음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