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전공하고 이쪽 분야에서 일해오면서 언젠가부터 색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러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색이 존재하듯이 알면 알수록 더욱 어렵게만 느껴지는 분야일 수 밖에 없다. 사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색에 대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한 것도 아니라, 도대채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나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다 눈에 띈 책이 이번 <우리 기억 속의 색>이었는데, 왠지 컬러풀하면서도 색의 향연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책을 펼친 나로써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기에 충분했다. 말 그대로 책 속에는 색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그의 인생을 차지했던 기억 속의 색에 대해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솔직히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도 더러 있었지만, 화려한 색상들을 보여주지 않고서고 기억 속에 존재하는 색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정말 놀라울 뿐이었고, 저자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우리 기억 속의 색>이라는 제목처럼 우리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무의식적으로 봐왔던, 또는 무심결에 지나쳤던 색에 대해 기억을 떠올려 보며 작지만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해본다. 앞으로는 좀더 주위를 돌아보여 작은 것이라도 주위깊게 살펴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여전히 어려운 색의 세계지만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색과 가까워진 것 같아 정말 좋았던 시간이었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