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너무나 끌렸던 <그대를 잃은 날부터>. 평소에 한국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 편이지만 줄거리도 모른체 무엇에 혼린 듯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준성은 해커다. 이미 자본주의로 물들어버린 세상에 무엇인가 생산적이거나, 이롭게 만드는 행위를 부정하는, 세상 자체를 경멸하고 있는 해커. 그래서 그는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조차 없을 뿐더러,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지도 알지 못한채 죽지 못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의 앞에 진이가 나타난다. 첫만남부터 아파보이는 안색으로 집으로 데려다달라고 하는 그녀. 그렇게 그둘의 만남은 시작된다. 진이의 직업은 모델. 하지만 이름없는, 홈쇼핑에서 속옷 모델까지하는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꿈을 놓지 않고 연예인이라는 꿈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꿈과 야망을 위해 몸까지 팔아가며 전전긍긍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감독이라는 자들의 잣대에 놀아나며 자신 자체가 상품화가 되어버리고 만다. 말 그대로 세상에 너무나 물들은, 욕망에 사로잡혀버린 그녀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되면서 조용하고 죽은 듯이 지내던 준성의 삶도 변하지 시작한다. 하지만 둘은 너무나 다를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아온지라, 서로가 사랑하는 것을 알지만 서로가 서로를 떠나갈까봐 불안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일단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던 내용들에 책을 읽어내려가기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들의 어긋나버린 사랑에 마음이 너무 아팠고, 이렇게 그들을 만들어버린 세상에 다시한번 불쾌한 감정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하나하나가 소소한 행복함을 느끼며 평범하게 살아가기가 정말 생각보다 너무나 힘든 것 같다. 책을 읽는내내 들었던 생각과 감정은 오로지 어떠한 엔딩이 그들 앞에 기다리고 있을까 였다. 그리고 해피엔딩이라고 하면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의 마지막에~ 언제까지고 그들만의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