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라도에서 생긴 일
이제하 지음 / 세계사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다.
요즘 사이버 공간에서 닉네임이라는 가면을 쓰고 휘적거리는 난무함,
이중적인 생활, 단절된 소통, 그로 인해 상처받는 어떤 이가
바로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능라도는 인터넷 싸이트에서 만난 사람들이 오프모임을 갖게 되면서 우연찮게
그들에게 권총 한 자루가 주어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각자 돌아가면서
총을 사용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책을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는
약간의 어려움도 더러 있었던 듯 싶다.

하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각자의 사연들이 황당무계함이 아닌 공감으로
다가오면서 나 자신 스스로도 뜨악한 느낌이 들었다. 살다보면 가끔
살의를 느낄 정도로 미웠던 사람들이 없다고 부인하고 싶지만
내게도 있었던 듯 싶고 그게 가까운 이웃일수도 있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일수도
있는 게 요즘 현 사회의 모습일수도 있고 바로 나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쓰긴 했지만 또 내가 소화하기엔 버거운 면도 없지 않았지만
소설 속 총 한 자루는 많은 생각과 여운을 남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던 듯 싶다.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은 사실 고독하다.
알 수 없는 물의 깊이처럼 그들 또한 누군지 알 수 없다.
어디 온라인뿐이랴. 살을 비비고 사는 가족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감춰진 개개인의 아픔과 고독은 어쩌면 인간의 본질적인 공통 코드가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바라건대 소설 속에서는 총이 서로를 소통하게 만들었지만
현실에선 총이 아닌 따스한 심장이 대신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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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gghhhcff 2007-07-27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저에게도 상당히 버거운 작품이었습니다. ㅜ.ㅜ
정말 간신히 읽었던 작품..

Anarchist 2007-07-2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쫌 헷갈리더라구요.다들 이해하기 나름이겠지만 그쵸? 더운데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