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성 작가님의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보통 제목을 보고 책의 내용을 떠올리기마련인데, 이 책의 경우에는 "나는?" 이라는 의문이 먼저 떠올랐다.
48년간 뜻대로 잘 일궈온 인생 아니던가 싶었는데 가슴이 턱 막혀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생각대로 산다는 건 어떤 걸까?
서랍 속 꽁꽁 숨겨둔 버킷리스트를 꺼내니 자전거 세계여행과,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가 눈에 들어온다.
지금 당장이라도 하던 일을 그만두고 홀연히 떠나야 할까? 먹고 싶었던 세계 진미를 찾아 자전거 패달을 밟아야 할까? 작가가 말한 "생각대로"가 이런 의미일까?
물론 아니다.
은지성 작가는 심신이 지친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을 쓸 당시 저자는 공황장애로 고생하던 때였고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데 이 책의 저술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한다. 그는 "미래를 알아야 할 땐 과거의 역사가 필요하듯, 무너진 생각을 바로잡는 데는 '생각대로 산 사람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쓰여진 이 책은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행동력과 용기를 지닌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 속에는 빠져있지만 같은 의미에서 작가 은지성의 이야기도 함께 실려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의 존재가 생각대로 산 사람이 이뤄낸 명백한 증거일테니 말이다.
이 책은 총 다섯 PART, 서른 한 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부분 너무 유명해서 이름 정도는 매우 익숙한 분들이며, 간혹 얼굴도 아는 친숙한 분들도 있다.
각 이야기에 붙은 서른 한 개의 소제목은 책의 주제이자 이 책을 관통하는 질문, "생각대로 산다는 건 무엇인가?"에 대한 서른 한 가지 답변처럼 보인다.
인생의 방향성, 삶의 의미, 인간의 주체성, 자기신념,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태도 등 인간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래와 과거, 타인의 시선에 갇혀 현실을 외면하기 보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서 제약과 편견을 극복해 나가는 서로 다른 이야기의 근간은 동일한 '철학'으로 회귀한다.
그 철학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그것은 물살을 거스르는 것과 같이 힘겹고 억지스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외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믿음을 지켜나가는 모습에서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짧막한 이야기에 덧붙인 플러스 메세지는 위인들의 이야기가 전하는 통찰을 좀 더 친근하고 일상적인 모습으로 전달하고 있어 이 책의 내용이 곧 우리의 이야기임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나는 이따금 "내 삶의 주인됨"이라는 정당한 권리를 망각하거나 양보하고 살았다. '나이듦'이란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며 벙어리가 되고 귀머거리가 되는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힘들고 지치는 마음에 이런 합리화라도 없었으면 어떡하냐고 투정부리기 바빴다.
그러나 캔버스에 그려진 먹기 좋은 떡을 좇느라 현실은 늘 불안하고 불만족스러웠다. '~만 하면(있으면)'이라는 욕망의 항아리는 채워질 줄 모르고 늘 허기진 속내를 내비쳤다.
타인의 시선이 만든 허울 좋은 것들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것이 인생의 성취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우리를 둘러싼 현실적인 문제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변명하고 싶다. 경제적인 문제, 인간관계가 '나'를 지금 이곳에 처하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제목처럼 '어쩔 수가 없다'고 말이다. 감히 말하건데 대부분의 사회인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이와 대동소이 하지 않을까? 아님 나만의 자기위로 일까?
저자가 강조하는 "주체적인 삶"이란 삶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각도나 살아가는 템포와 별개로 자신이 지닌 고유한 색깔만은 잃지 말아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고유함이란 유일하기에 빛나는 것으로 같은 것이 아니라 비교할 수 없고 희소하기에 더욱 빛나는 그런 것이다. 따라서 타인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서로 다른 인생을 같은 기준으로 재단하는 과오를 범하는 건 어리석은 일임을 서른 한가지 인생을 통해 이야기한다. 가령 책 속에 등장하는 <토머스 칼라일>은 침묵의 글로, <도리야마 아키라>는 순수한 천친난만함으로 빛나는 인생을 설계했다. 만일 그들이 타인의 시선에 굴복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포기했다면, 지금 우리의 역사에는 영국의 위대한 철학자와 드래곤볼을 그린 희대의 만화가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신념이라는 굵은 뿌리에에서 뻗어나온 인생의 가지는 저마다의 방향으로 성장한다.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한 굵고 풍성한 가지, 이제 막 자라나는 얇고 앙상한 가지, 음지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빛 바랜 가지까지 자신의 속도로 피고 지는 단 한 번의 삶을 누가 저울질할 수 있겠는가? 한 그루의 커다란 나무를 보며 미(美)의 우열을 가려서 무엇하겠는가?
은지성 작가의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스스로의 아름다움, 그 고유함을 잊고 사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모두가 소중한 존재로 저마다의 쓰임을 갖고 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일깨워 준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만의 빛을 발산할 때 비로서 이 세상이 아름다운 한 폭의 아름다움이 된다는 이치를 이야기한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몹시 지쳐 몸과 마음이 괴로운 분이나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소중함과 도전의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본 리뷰는 출판사 [달먹는토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