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남 신부님의 [나를 끝까지 사랑하는 마음]나는 우울증 환자다. 그들은 세상의 전부였고 내 삶의 뿌리였다. 내 몸에는 여전히 그들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지금은 만나지 않는 사이가 됐다. 처음 5년, 그리고 다시 2년의 단절은 서로를 낯설게 만들었다. 그들과 나 사이에 마치 공백(空白) 만큼의 거리가 존재하듯 길고 먼 시간은 우리를 갈라 놓았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은 5년 간 나를 괴롭혔다.내 삶은 좀 먹은 과일처럼 듬성듬성 구멍나고 말라 비틀어져 생기를 잃었더랬다. 시간이 보약인지 아니면 그간의 노력으로 마음이 정화된 때문인지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신부님의 책을 만난다는 건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일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을 해결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홍성남 신부님의[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꼭 만나고 싶은 책이었다. 신부님은 어린 시절의 솔직한 고백들과 자신을 억누르던 '괴물'과의 조우, 그리고 깨어남, 마침내 해방까의 일련의 과정을 자신의 깊숙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자신을 믿고 사랑해야만 세상의 편견과 불안,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단단한 조언이 의지가 됐다. 자신에게 소홀한 많은 이들에게 "나를 사랑하라"고 선포한다. 자기 비난과 도덕적 강박이 만든 내면의 괴물과 싸워 이기라고 응원한다. 그가 전하는 생생한 증언과 깨닳음의 지혜는 읽는 내내 가슴을 전율시키지만, 진심을 전하는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꾸밈없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는 홍성남 신부님이 심리상담가로서 내담자들과 상담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묘한 것은 그들이 말하는 고민과 고통이 나의 경험과 매우 닮아있다는 점인데, 덕분에 이야기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만 이런가?" 싶었던 고통의 경험들이 어쩌면 많은 이들이 겪는 '보통의 감정'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나를 다시 '보통의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을 갖고 있거나 지금 고통 속에서 헤매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그들의 용기있는 고백을 통해 마음껏 울고, 위로받기를 추천 드린다. "끝까지 나를 사랑하라!" 삶의 뿌리인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이 기본적인 규칙을 우린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것 같다.